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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위기의 전조’ 한진해운, 알짜 터미널 1461억 원에 팔다

2014-3-6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을 IBK투자증권에 매각…3년 뒤 현대상선 품으로

2017.03.06(Mon) 10:44:00

[비즈한국]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오늘, 2014년 3월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진해운은 국내외 터미널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해 “당사는 재무구조 개선 방안으로 국내외 터미널 지분 매각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오고 있다”며 “잠재적인 투자자들과 협상하여 우선적으로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을 매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IBK투자증권-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2014년 3월 6일 한진해운은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을 1461억 원에 매각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사진=한진해운 제공.


한진해운은 당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이 독자적으로 경영해왔지만, 재무구조 악화를 견디지 못해 대한항공에 긴급자금을 수혈 받다 결국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겼다.

 

한진해운을 품에 안은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을 합병,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손자회사이자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동시에 벌크 전용 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고, 대한항공 S-오일 지분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알헤시라스 터미널 매각 역시 이러한 구조조정의 일환이었다. 한진해운은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총면적 35만 7750㎡로 연간 186만 TEU(1TEU 당 20피트 컨테이너 1대)의 처리 능력을 갖췄고, 1만 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는 현대식 터미널이었다. 유럽과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 및 아시아와 북미 동안을 잇는 동서항로가 교차해 북유럽과 지중해, 아프리카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작용해왔다. 이에 2013년 매출 886억 원, 순이익 76억 원을 기록했다. 

 

당초 한진해운은 알헤시라스 터미널 전체 지분 100% 중 50% 미만의 지분만을 매각, 터미널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경영권을 유지하는 실익이 크지 않고,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매각 규모를 키웠다.

 

알헤시라스 터미널 매각 입찰에는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을 비롯해 KDB인프라자산운용 등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고, 결국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6개월 후인 2014년 9월 한진해운은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100%를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에 1461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한진해운은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에 300억 원을 출자, 지분 25%를 확보해 터미널 운영을 계속 맡기로 했다.

 

이처럼 한진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을 펼쳤지만 지난해 9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수석부장판사 정준영)는 한진해운에 파산선고를 내렸다.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알헤시라스 터미널 역시 1년여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국내 2위 선사 현대상선이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IB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진해운이 보유한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100%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 도쿄와 대만 카오슝 미국 롱비치,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등 총 한진해운이 운영했던 총 4곳의 해외 터미널을 확보하게 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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