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유년기 시절 공부를 멀리하던 자녀가 한 고등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명문대학에 입학했다며 자신들의 교육법에 대해 책을 쓴 부부가 있다. 몇 해 전 일이다. 부부는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자녀 교육법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공부 잘하는 자녀를 둔 부부를 훌륭한 부모라고 소개했다.
책과 방송을 통해 알려진 이 부부의 교육법은 자녀에게 스스로 사고를 통해 행동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게 골자다. 또한 부부는 자녀가 좋아하는 관심사에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에 관심을 돌리도록 유도했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교육에도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이 부부의 교육법은 학부모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고 지금도 인터넷에선 관련 소감을 적을 게시물들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부부 모두 사기와 방문판매업법 위반으로 회사 대표 등이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IDS홀딩스의 주요 모집책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끈다. 더욱이 부부 중 한 사람은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와 공범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다른 한 사람은 지난해 9월 김 대표가 구속되자 투자자들에게 “김 대표는 창조경제의 혁신 아이콘이다. 검찰이 억울한 사람을 구속했다”고 알리며 구명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과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 연합회에 따르면 3일 현재까지 김 대표와 공범 혐의로 구속된 IDS홀딩스 관계자들은 모두 15명에 달한다. 검찰은 이들 대다수를 구속기소했고 수사를 진행 중인 사람들에 대해선 수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 이민석 변호사는 “이들 부부의 사례를 보면 남에게 피해를 입혀도 자신들은 돈을 벌고 자녀는 명문대에 가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아무개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 연합회 대표는 “그들은 자녀의 학벌을 투자자 모집에 적극 활용했다. 이와 관련한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IDS홀딩스는 2012년부터 홍콩 FX마진론을 내세워 월 2~3%의 수익과 1년 뒤 100% 원금을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것만 1만 207명의 투자자들로부터 1조 968억 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FX마진론을 통해 홍콩으로 보낸 돈은 없었다.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의 일부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되돌려 주는 돌려막기 방식이었다.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된 김성훈 대표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김 대표 쪽 모두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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