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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흡기·소음의 조화’ 2017 공기청정기 실전 구매가이드

유사 공기청정기 주의…용도에 맞는 필터 등급도 따져봐야

2017.02.21(Tue) 14:49:42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특히 매년 봄철만 되면 황사를 타고 불어올 미세먼지 걱정에 벌써부터 공기청정기 장만을 고민하는 소비자가 적잖다.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서도 이 난리인데 중국인들은 오죽할까. 중국에서는 이미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세먼지가 아니더라도 공기청정기는 상당히 유용한 가전 제품이다. 특히 환기가 쉽지 않은 도시 거주 환경에서 그렇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를 살펴보면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기능이나 규격도 모두 제각각이다.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구매하고 난 이후다. 기계는 잘 작동하는 것 같은데 웬만큼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뭐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체감하기 어렵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먼지까지 잡아준다고 하니, 당연히 눈에 보일 리 없다.

 

이렇듯 공기청정기는 눈으로 보는 TV나 피부로 경험하는 에어컨처럼 성능 체감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구매 전 꼼꼼하게 따지고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기를 효과적으로 정화시켜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주는 공기청정기 실전 구매 정보를 살펴봤다.

 

# 이것은 공기청정기가 아니다

 

공기청정기는 밀폐된 공간의 공기를 빨아들여 필터를 통과시킨 다음 배출하는 장치다. 공기가 필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균, 박테리아 등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미세먼지가 걸러지는 구조다.

 

거의 모든 공기청정기는 이러한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간혹 독자적인 방식을 채택한 제품이 있지만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구매 전 조심해야 할 것은 ‘유사 공기청정기’​, 즉 공기청정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제품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음이온 발생기다. 오염물질은 대부분 양이온을 띄는데 음이온을 발생시켜주면 둘이 만나서 중화시켜주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흡착된다는 그럴듯한 이론을 내세운다. 그러나 음이온은 ‘육각수’만큼이나 아직까지 과학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공기청정기 구조는 흡기-필터-배기의 방식으로 작동되며, 일정 주기로 필터를 교체해 줘야 한다. 사진=아이큐에어


일명 ‘산림욕기’로 불리는 피톤치드 휘산기도 마찬가지다. 상쾌한 기분이 드는 솔잎향으로 마치 공기가 깨끗해진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들은 공기청정기가 아니라 그냥 전자 방향제다.

 

마지막으로 ‘에어워셔’가 있다. 물로 공기를 씻어준다는 광고 문구처럼 공기를 깨끗하게 씻어줄 것 같은 기분이 흠뻑 든다. 엄밀히 말하면 ‘에어워셔’는 공기청정기가 아니라 가습기다. 물 분자를 타고 세균과 같은 오염물질이 퍼지는 분무형 가습기의 단점을 해결한 제품이다. 물론 초미세 수분입자를 공기와 함께 내보내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청정 효과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가습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인 만큼 공기 순환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공기청정 효과는 상당히 떨어진다.

 

# 필터 등급, 정확히 알고 선택해야

 

‘흡기-필터-배기’ 구조를 가진 공기청정기에서 핵심은 필터다. 필터의 성능이 좋을수록 오염물질 및 미세먼지가 더욱 촘촘하게 걸러진다.

 

필터에는 등급이 있다. 유럽 인증규격인 EN1822 기준으로 10~12등급까지를 에파필터(E), 13~15등급은 헤파필터(H), 15~17등급은 울파필터(U)라고 부른다. 미국 정부 표준규격에서는 0.3µm 크기의 먼지를 99.97% 이상 걸러낼 경우에 ‘헤파필터’라고 부를 수 있다. 유럽 인증규격으로 보면 H13 등급 수준이다.

 

아직까지 울파필터까지 채택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한 업체가 최근 울파필터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고 밝힌 사례도 있다. 그러나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외산 공기청정기도 울파필터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일본 가전업체 발뮤다의 경우 E11 등급​의 에파필터를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효용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둥근 형태의 360도 헤파필터를 채택한 제품이 많다. 흡기 과정에서 공기가 미세한 틈으로 빠져나가 필터 효율을 저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다. 사진=에어루스 LLC


물론 필터 등급이 높을수록 고급 제품인 것은 맞다. 가격도 더 비싸다. 그런데 필터 등급이 높으면 그만큼 촘촘해 공기가 효율적으로 빠져나가기 어렵다. 시간당 공기 청정량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흡기 성능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흡기 성능을 높이면 그만큼 소음도 커진다. 따라서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좋은 제품이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구입한 목적에 따라 필터의 성능을 선택하는 것도 가성비를 생각할 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초미세먼지에 예민하거나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영유아가 있는 집이라면 헤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일상적인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환기나 탈취 용도로 쓴다면 에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로도 충분하다.

 

# 각 방마다 저용량 제품 써야 효과적

 

공기청정기 필터는 크게 3단계로 구성돼 있다. 큰 먼지를 걸러주는 ‘프리(pre) 필터’, 냄새 및 가스를 잡아주는 ‘탄소 필터’, 마지막으로 가장 작은 먼지까지 걸러주는 ‘미세 필터’다.

 

보통 공기청정기 제조사가 필터까지 만드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필터는 보통 다른 기업에서 납품 받는데, 여기에 제품 차별화를 위해 필터에 여러 가지 재주를 부린다. 숯, 녹차, 은나노, 꿀 등 마스크팩 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유용한 효과가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공기청정기는 의외로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소음도 있기에 디자인과 이동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사진=발뮤다


제품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부가기능도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공기의 질을 측정해서 이를 시각화 해주는 알림 기능이 유용하다. 공기청정기에 돈을 쓴 보람을 눈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공기청정기에 탑재된 기능이기도 하다. 필터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기능도 챙기면 좋다. 요즘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일가족이 사망하는 사례는 별로 없지만 각종 가스 탐지 기능을 가진 제품도 있다.

 

마지막으로 면적에 따른 공기청정기 선택이다. 대용량 제품을 비싸게 주고 사는 것보다, 저용량 제품을 여러 개 사서 각 방마다 두고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음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 만약 가족이 많이 없다면 이동시키기 편리한지도 따져볼 만한 요소다. 이처럼 따져 볼 요소는 많지만 공기청정기를 건강하게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필터를 제때 교체해주고 청소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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