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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tar] “내가 뜨면 회사도 뜬다” 직장인 소셜 인플루언서의 삶

타일닷아이오 김지현, 여기어때 김현주, 아이보스 심진희 라운드 인터뷰

2017.02.15(Wed) 18:04:44

PR(Public Relation)의 사전적 정의는 ‘널리 알리는 일’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단어는 ‘널리’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널리 알리는 가장 효과적이자 유일한 방법은 신문, TV, 라디오와 같은 매스미디어를 통하는 것이었다. 홍보담당자가 기자, PD 등을 만나 ‘을’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이다. 

 

마케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방법으로 신문광고, TV광고, 라디오광고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워낙 매체 수가 적고 제한적이다 보니, 광고를 하려면 줄을 서야 했고 비용도 꽤 비쌌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를 통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널리 알릴 수 방법이 생겼다. 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다. 소셜미디어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콘텐츠 여하에 따라 기존 미디어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도 있다. 

 

기업에서는 일찌감치 소셜미디어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를 찾았다. 최초에는 소셜미디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이른바 ‘소셜 인플루언서(Social Influencer)’와의 협업이 주를 이뤘다. 제법 덩치가 있는, 업력이 있는 기업들이 택하는 방식이다.

 

요즘은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 문화가 자유로운 스타트업에서 좀 더 주목할 만한 시도가 나오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직장인 소셜 인프로언서 이야기다. ‘카드뉴스 만드는 여자’로 유명한 김지현 타일아이오 마케팅 팀장, ‘두여자 나오는 라이브 방송’ 진행자 김현주 위드이노베이션 홍보팀 대리, ‘마케팅 전문 마케터’로 유명한 심진희 아이보스 콘텐츠 개발팀장을 한 자리에서 만나 이들의 의미 있는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김지현 ​타일닷아이오 팀장, 김현주​ 위드이노베이션 대리, ​심진희 ​아이보스 팀장. 사진=박정훈 기자


# 나의 PR이 곧 회사의 PR

 

“저는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페이스북을 켜는 거고요. 잠자기 전까지 페이스북을 봐요. 일과 중에서도 가장 비중 있게 하는 일이 글을 쓰는 일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어느 단계까지 이르렀냐면요, (매체를) 발행하는 느낌으로 이쯤 되면 ‘쎈’ 걸 던져야겠다, 또 여기는 재미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거의 매일을 소셜 미디어에 무엇을 쓸까 고민하는 편이에요.”(위드이노베이션 김현주 대리)

 

이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주로 활동한다. 각자 수천 명의 페이스북 친구와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한번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순식간에 ‘좋아요’와 댓글이 수백 개 달린다.

 

숙박 O2O ‘여기어때’를 서비스하는 김현주 대리는 업무 틈틈이 페이스북을 한다. 입사 후 페이스북에 회사에 관한 글을 많이 올리다가 이제는 아예 회사의 지원을 받아 매주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 업무는 홍보 전략을 짜서 보도자료도 쓰고 기자들도 만나는 일이다. 업무가 바뀐 것이 아니라 같이 한다고. 일종의 과외 업무인 셈이다. 주어진 업무만 해도 벅찬데, 없는 일까지 자처해서 한다니 그 동기가 궁금하다.

 

심진희 ​아이보스 팀장. 사진=박정훈 기자​


“옷이나 가방이나 신발에도 모델이 있잖아요. 우리는 그 모델을 보고 구매를 하거든요. 나도 저 예쁜 모델처럼 되고 싶다. 그게 서비스 업종이나 스타트업에도 그런 전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그런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 회사를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까 대중에게 알리는 연결고리와 같은 거죠.”(​심진희 ​아이보스 팀장)

 

심진희 아이보스 팀장은 마케터다. 아이보스는 온라인 마케팅 회사인 만큼 주요 고객 역시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마케터다. 즉, 마케터가 마케터에게 마케팅 하는 것이 심 팀장의 주 업무다. 그래서 심 팀장은 페이스북에 마케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각종 정보를 꾸준히 올려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김지현 타일닷아이오 팀장 역시 같은 생각이다. 타일닷아이오는 카드 스타일의 콘텐츠를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만든 기업이다.

 

“저희 프로그램 자체가 마케터가 쓰는 툴(Tool)이다 보니까, 마케터들에게 가치를 증명해줄 필요가 있었어요. 이 툴의 마케터가 마케팅을 못한다하면 믿음을 줄 수 없잖아요. 우선 저 자체가 마케팅을 잘하는 마케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타일아이오 김지현 팀장)

 

“최근 마케팅 방향이 CI(Company Identity)에서 PI(President Identity)로 움직이고 있거든요. 근데 여기서 PI가 꼭 회사 대표(President)가 아니어도 돼요. 회사가 아닌 사람(Person) 중심으로 이동하는 거죠.”(심진희)

 

 

# 일과 삶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나

 

소셜미디어는 공적이면서 사적인 영역이다. 개인에게는 일도 삶도 중요하다. 사적인 영역을 공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에게 페이스북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자발적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일 수 있다.

 

“저는 라이프(삶·Life)와 워크(일·​Work)를 딱히 구분 짓지는 않아요. 사실 라이프 속에 워크가 있는 거잖아요. 사람이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워크를 중심으로 라이프를 확장시키는 유형과 라이프 속에 워크가 하나의 요소인 사람이 있는데 전 전자라고 생각해요.”(심진희)

 

그러다 보니 이들 3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면 회사 업무와 자신의 개인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페이스북으로 회사를 알린다는데, 실제로는 노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가기도 한다.

 

위드이노베이션 김현주 대리. 사진=박정훈 기자

 

“‘여기어때’ 이야기만 하면 ‘쟤는 홍보하러 오는 애’구나 하고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고 그래서 저는 사생활 같은 것을 거의 개의치 않고 막 노출하는 편이에요. 가공하고 가식 떠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러면서 저라는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형성이 되죠. 다만 그 과정에서 회사의 철학이나 서비스도 접목시켜보자 했더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거예요.”(김현주)

 

정작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사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회사를 볼모로 협박까지 받는다. 아직까지 셋 다 특별히 범죄적 위협을 받은 적은 없지만, 불쾌한 경험은 더러 있었다고 한다. 주말이나 심야에 회사 업무와 관련해 연락이 오는 것도 가끔은 스트레스다. 개인의 삶이 침범당하는 순간이다.

 

“어떤 남성 분이 말을 걸어와서 자꾸 우리 회사를 언급하는 거예요. 그래서 여성으로서 자기에게 잘해주면 회사 제품을 써주겠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하는 거죠.”(김지현)

 

“투자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왔어요. 어떤 투자를 말씀하시는 거냐고 물었더니 저에게 투자하고 싶다는 거예요. 너무 어이가 없었죠.”(심진희)

 

사진=박정훈 기자


# 시켜서 했으면 과연 잘할 수 있었을까

 

누가 특별히 시킨 것도 아니고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며 개인의 삶에 영향까지 받는데, 이들이 계속 소셜 인플루언서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 자기만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할 수 있으니까 하고, 하니까 즐겁다는 것이다.

 

“일단 전제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과,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잘 찾아서 그것을 업으로 삼아야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삶과 일이 통합하는 것이 쉽고, 그걸 분리하려고 하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심진희)

 

지금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게 될 수도 있다. 혹은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개인 대소사로로 인해 소셜미디어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김지현 ​타일닷아이오 팀장. 사진=박정훈 기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가슴속에 사표 꽂고 산다는 거예요. 미련 없이 일을 하고 떠날 때는 깨끗하게 떠나자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현재에 충실할 수 있고 즐겁게 일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김현주)

 

이들은 자기가 일하는 기업을 주제로 하는 소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과 회사에 대한 애정도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스타성도 필요하다. 사람 그 자체가 콘텐츠로서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과연 이것이 반드시 전략적으로 가져가야 할 마케팅 기법으로 볼 수 있을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로 인해 많은 대중이 이들이 하고 있는 일과 회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어떻게든 서비스를 알리고 싶은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소셜 인플루언서가 있다는 게 큰 자산이 될 수 있겠죠. 인플루언서의 팬과 서비스의 타깃이 교집합를 이루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구요. 물론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독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김지현)​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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