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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 인해전술에서 ‘쩐해전술’로 세계 시장 뒤흔든다

전통 제조업부터 첨단산업에 막대한 투자, 자본의 외출 이제 시작

2017.02.15(Wed) 13:29:10

1950년 겨울 한국전쟁에 갑자기 참전한 중공군은 ‘사람의 바다’라는 뜻의 인해전술로 유엔군을 공포에 떨게 했다. 당시 유엔군의 눈에 유령처럼 나타나 나팔을 불고 꽹과리를 치며 진지를 습격하는 중공군은 무한한 병력을 가진 불사신 같았다. 

 

이 같은 강력한 중국의 인해전술이 최근엔 ‘돈의 바다’라는 뜻의 전해전술로 바뀌었다. 중국이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서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 자본의 상징 지역 상하이 푸둥지구.


 

# 중국 자본의 본격 외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작년 차이나 머니가 미국에서 사들인 자동차부품업체는 모두 7개사, 16억 달러(1조 8400억 원) 상당으로 2014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저가 자동차로 미국 시장을 뚫는 데 실패한 중국 업체들이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 내수 공급망에 접근, 미국 자동차시장을 정복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시도는 IT 분야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숍러너(Shoprunner)’를 약 2000억 원에 인수했고 독일의 ‘오토나비’의 지분 28%를 취득했다. 알리바바는 연간 약 8조 원으로 추정되는 매출 가운데 10% 이상인 1조 1000억 원가량을 인수·합병(M&A)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서비스 및 게임 서비스 전문 기업인 텐센트의 경우 지난해 핀란드 게임개발사 ‘슈퍼셀’의 지분 84%를 86억 달러(약 9조 9000억 원)에 인수했다.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헤이데이’, ‘붐비치’, ‘클래시 로얄’을 만든 회사다. 이 게임 네 편으로 슈퍼셀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2조 7450억 원이다. 

 

이에 대해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정지훈 교수는 “중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폐쇄적 정책을 펴서 자국의 IT 기업을 보호하는 한편 대내적으론 가능한 모든 규제를 풀어 IT 기업들이 영역 제한 없이 다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중국엔 14억 명이란 거대한 내수시장이 형성돼 있다. 규제 없는 자유로운 생태계와 거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중국 IT기업은 거대한 자본을 축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한 결과, 현재 세계 IT기업은 미국과 중국의 양강 체제로 이루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위해 향후 10년간 1조 위안(약 17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 주도로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전해전술’인 셈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100% 수입에 의존하는 메모리반도체를 자급하는 것은 물론 연관 산업 전 분야에 반도체 공급망을 갖춰, 해외 선진기업과의 제휴와 M&A(인수합병)로 단기간에 기술 향상을 이뤄 내겠다는 전략이다.

 

# 돈으로 우주마저 사들인다   

 

중국은 전해전술로 ‘우주굴기’에도 나서고 있다. 2014년 기준 중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45억 6900만 달러(약 5조 1886억 원)로 미국(347억 4200만 달러)과 러시아(87억 2800만 달러)에 이어 세계 3위에 달한다. 더구나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대부분 우주개발 국가들의 관련 예산이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에 반해 중국은 매년 5억 달러가량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우주 굴기에 나서는 이유가 국방력 강화에 있다고 본다. 우주 발사체는 곧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노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주개발의 경제적 효과는 투입 비용 대비 직접 효과가 1.75~3.4배, 간접 효과는 4배 이상에 이른다. 최근 연평균 성장률이 6%대로 가라앉고 있는 중국 경제에 우주산업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전략이다. 중국 궈진 증권은 최근 중국의 우주항공산업 규모가 2020년에 약 134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브릭스 신개발은행(NDB), 긴급외환지원기금(CRA),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띄우며 미국이 주도하는 3대 국제금융기구의 판 자체를 엎을 태세”라며 “중국 돈의 외출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한국에도 미국 자본이 아니라 중국 자본을 이용해 돈을 버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한국 금융기관들의 중국어 실력과 중국 분석 능력 등을 보면 참으로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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