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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청탁” AS 혐의, 이재용 영장도 ‘AS’?

법원 “대가관계 소명부족” 지적에 안종범 수첩과 진술 보강…법조계 “영장 가능성 반반”

2017.02.13(Mon) 10:49:13

오늘(13일) 오전 9시 3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됐다. 지난 1월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지 한 달여 만에 재소환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이후 수사가 잠시 주춤했던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일정과 관계없이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 한 달여 동안 특검은 삼성그룹 순환출자와 관련해 청와대가 삼성 측의 편의를 봐주려 외압을 넣은 의혹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 진행했고, 이와 관련해 새로운 진술들도 확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특검은 오늘 삼성전자의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전무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들은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으며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검은 30억 원대 명마 ‘블라디미르’ 지원 배경에 순환출자 민원 등이 있다고 보고 대가 관계를 집중 조사 중이다. 이미 영장 재청구로 가닥을 잡은 만큼, 특검은 이틀 뒤인 15일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 차례 영장이 기각된 바 있는 특검팀이 보강한 것은 ‘AS(애프터서비스)’ 개념을 꺼내들었다. 앞서 1차 영장 청구 때 서울중앙지법은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 사유에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관계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 않다”고 언급하며 시점을 문제 삼았다. 

 

법원이 지적한 것은 박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대면 시점(2015년 7월)과 재단에 대한 지원금 결정(2015년 8월), 그리고 삼성에 대한 각종 특혜 시점이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 3주 동안 특검은 이를 설명하기 위한 보강 수사를 벌였고, 이재용 부회장의 부정한 청탁과 대가 관계의 윤곽을 AS로 찾아냈다. 

 

이를 입증할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수첩(39권)과 “면담 자료에 삼성 승계도 포함돼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히 특검은 삼성물산 합병 등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청탁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 씨 측에 먼저 합병 등의 청탁을 건넸고, 이 청탁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고 귀띔했다. 

 

특검은 또 정유라 씨가 지난해 10월 구입한 30억 원대 명마 블라디미르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했다. 이재용 부회장 지시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최순실 씨 측에게 블라디미르를 지원한 문자메시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차 영장에 포함될 이재용 부회장 뇌물공여 혐의 액수도 기존 430억 원대에서 30억 원 늘어난 460억 원대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삼성그룹 순환출자 해소 문제에 청와대가 외압을 넣은 정황도 포착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SDI 보유 주식 1000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가 청와대 압력으로 규모를 절반인 500만 주로 축소했다는 것. 특검팀은 이재용 부회장 영장을 재청구해 구속한 뒤 박 대통령 대면조사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어떻게든 삼성을 잡겠다’는 특검팀의 의지는 상당하다. 이재용 부회장 수사를 단단하게 가져가기 위해 특검팀은 어제(12일)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참고인으로 불렀다. 특검팀은 삼성그룹 경영 문제를 집중적으로 모니터하며 비판해왔던 김 교수에게서 삼성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지원사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빠르면 이번 주 중 있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놓고 법조계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법원 관계자는 “앞선 첫 영장에 비해 더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판부 입장에서는 이미 앞선 자료를 다 봤기 때문에 두 번째 판단은 더 빨리 이뤄질 것”이라며 “결국 특검이 찾아낸 새로운 혐의가, 구속해야 할 만큼 중한 범죄인지, 이를 입증할 증거들이 탄탄하게 확보됐는지를 특검팀이 입증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법원 관계자 역시 “앞선 1차 영장 기각 때만 하더라도 여론이 반반으로 나뉘지 않았느냐”며 “이번에 영장을 기각할 경우 후폭풍이 적지 않겠지만 앞선 영장 기각이 오히려 ‘보호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둘 다 명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한 번 더 영장이 꺾일 경우 법원도 법원이지만, 특검팀의 수사는 정말 ‘실패’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특검팀 입장에서는 기각은 생각하지 않고 나올 것이고,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단도 발부를 생각하지 않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2차 영장실질 심사 오랜 시간 걸릴 것이고 결과도 늦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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