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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덕일기] “레이트 메카닉 사기 아니냐” 논쟁 정리

다크스웜에 대항하기 위해 태어나 사기가 된 빌드

2017.02.01(Wed) 11:11:17

피케티는 돈이 돈을 버는 사회라고 말했고, 장하성은 소득으로 불평등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용석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고 말했고, 정유라는 부모 만나는 것도 실력이라 말한다. 스타크래프트 저그 유저는 테란이 사기라고 말했고, 프로토스 유저도 테란이 사기라고 말했다. 정작, 테란 유저는 프로토스와 저그가 너무 강하다고 말한다. 

 

테란은 언제나 사기 논쟁에 시달린다. 사진=블리자드 홈페이지


스타크래프트계엔 몇 가지 논쟁이 있다. “2010 NATE MSL 3경기는 누가 유리했나”가 그 중 하나고 “테란은 진짜 사기인가”도 그 중 하나다. 오늘은 “레이트 메카닉은 진짜 사기인가”라는 질문을 알아보자. 

 

레이트 메카닉은 테란에겐 최후의 희망이요, 저그에겐 악몽이다. 2010년에 정명훈에 의해 만들어진 이 빌드는 저그의 마법유닛인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에 대항하기 위해 태어났다. 기본적으로 테란과 저그의 싸움은 마린과 메딕으로 이루어진 바이오닉 병력과 저글링과 럴커 그리고 뮤탈의 싸움이었다. 

 

가격이 싼 저테크 유닛인 마린과 메딕이 러커를 때려잡는 기적의 효율성을 보여주자 저그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무너지는 저그에게 희망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디파일러. 


디파일러 사기임. 아무튼 사기임. 사진=온게임넷 화면 캡처


SCV를 제외하곤 근접 유닛이 없는 테란에게 디파일러는 지옥과 같았다. 디파일러의 다크스웜 안에선 근접공격을 제외하곤 어떠한 공격도 데미지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즈 탱크의 스플래쉬 데미지 혹은 벌쳐의 마인 혹은 사이언스 베슬의 이레디에이트 외의 어떠한 공격도 다크스웜을 뚫을 수 없었다. 

이윤열의 SK테란과 최연성의 철의 장막은 다크스웜과 다크스웜 속 울트라와 저글링에게 속수무책으로 패배했다. 이로 인해 4가스를 먹고 디파일러와 울트라를 띄우는 것이 지상 과제였으며 테란은 이를 막는 것이 목표였다.

레이트 메카닉은 디파일러의 다크스웜을 깨부수기 위해 탄생했다. 테란이 후반에 갈수록 저그에게 약해지는 이유는 후반 화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며 테란의 장점인 가격 대비 효율성이 다크스웜으로 인해 무쓸모해졌기 때문이다. 


레이트 메카닉은 저그의 뮤탈리스크 게릴라를 바이오닉으로 수비하고, 두번째 가스멀티를 먹는 동시에 팩토리를 늘리는 빌드다. 후반 화력이 취약해지는 바이오닉의 단점을 메카닉으로 메우며, 메카닉의 단점인 초중반 병력부재를 바이오닉으로 메우는 전략이다. 

바이오닉 병력으로 센터를 장악한 사이에 팩토리를 늘리고, 팩토리 병력으로 센터와 멀티를 장악하는 전술이 기본이었다. 팩토리 생산체계가 완성되면 최소 6팩토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벌쳐들이 마인을 매설해 센터를 장악한다. 그 사이에 차곡차곡 쌓인 탱크는 맵을 종횡으로 갈라 전선을 짠다. 테란의 멀티는 순식간에 4개, 5개로 늘어난다. 

탱크 사기임. 아무튼 사기임. 사진=온게임넷 화면 캡처


저그의 다크스웜 속 울트라와 저글링은 벌쳐의 스파이더 마인과 탱크의 스플래쉬 데미지 그리고 은근슬쩍 쌓여버린 베슬의 이레디에이트로 인해 녹아버린다.
정명훈이 만든 레이트 메카닉은 저그에겐 악몽 그 자체였다. 센터를 뺏긴 저그는 추가 멀티를 가져갈 수 없었으며, 어영부영 4가스를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쌓여버린 탱크 전선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B급 테란도 A급 저그와 최소 5 대 5를 가져가게끔 한 희대의 빌드였다. 이때부터 논란이 생겼다. “레이트 메카닉을 어떻게 이기냐”, “테란 너무 사기다”, “레이트 메카닉 사기다” 등 온갖 글이 게시판에 도배됐으며 여전히 레이트 메카닉의 사기스러움은 논쟁거리다. 

저그 프로게이머들은 드랍과 다크스웜으로 레이트 메카닉을 파훼했다. 소규모 잦은 드랍으로 자체 지대지 방어시설이 없는 테란의 약점을 뚫었다. 벌쳐의 마인과 탱크의 스플래쉬 데미지는 있었으나 여전히 근거리 유닛이 없다는 약점을 다크스웜으로 돌파했다. 김명운은 퀸을 꺼내들었고 조일장은 다크스웜을 꺼내들었으며 이제동은 뮤탈리스크를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타개책은 나오지 못했다. 

테란은 레이트 메카닉으로 4가스 먹으면 필승이라는 저그의 공식을 무너뜨렸으나, 저그는 레이트 메카닉을 무너뜨릴 공식을 찾지 못했다. 레이트 메카닉이 완전무결한 빌드는 아니나, 테란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상황에서 레이트 메카닉을 성공시키면 저그가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크스웜, 드랍, 플레이그, 울트라리스크를 모두 합쳐야 탱크를 겨우 이긴다. 사진=온게임넷 화면 캡처


레이트 메카닉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바이오닉 병력에서 메카닉 병력으로 전환할 때 생기는 병력공백은 약점이다. 바이오닉에 비해 기동성이 떨어져 저그의 드랍에 유연하게 대처하기도 힘들다. 생산비용이 높은 유닛이 대부분이라 한 번 잃으면 다시 병력을 채우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레이트 메카닉이 사기일까? 라는 질문엔 사기는 아니다 라고 답할 수 있다. 완전무결한 전략도 아니며 전략을 완벽하게 숙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빌드의 80%만 다룰 줄 알아도 S급 저그에게 큰 위협이다. 레이트 메카닉은 사기는 아닐지언정 난제임은 확실하다. 가디언, 역뮤탈리스크, 폭탄드랍, 깜짝 히드라 등 여러 유사답안은 있으나 뚜렷한 정답이 없는 난제. 그것이 레이트 메카닉이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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