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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식품 가짜 파문 속, 참다한 ‘OEM 홍삼’ 논란

참다한 공장 없이 외주…회사 측 “자체연구소 운영해 품질관리에 문제가 없어”

2017.01.25(Wed) 09:56:24

홍삼업계에 설 특수가 실종됐다.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에 이어 천호식품 등 몇몇 주요업체가 최근 가짜 홍삼액 원료를 사용한 제품 생산으로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2014년 설립해 돌풍을 일으킨 참다한이 주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을 통한 외주 형태로 제품을 공급받는 데다가 약사법 위반 전력을 가진 공급업체가 포함된 사실이 확인돼 품질관리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야 할 정관장도 김영란법과 최근 ‘가짜 사태’에 맞물려 판매 매출이 지난해 설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혀 홍삼업계의 올해 설 대목은 물을 건너간 양상이다.

 

회사 광고에 직접 출연한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사진=천호식품 광고 캡처


 

천호식품은 중국에서 저가의 인삼농축액을 수입한 물엿과 캐러맬 색소 등을 섞어 가짜 홍삼농축액을 제조한 고려인삼연구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제품을 만들어 팔다 적발됐다. 천호식품에 원료를 납품한 고려인삼연구는 정부로부터 홍삼 제품 기준규격 검사를 위탁받아 대행하는 단체인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다. ​

 

검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합동수사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약 150톤의 중국산 인삼농축액이 가짜 홍삼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인삼농축액 150톤 분량은 홈삼 제품으로 만들 경우 최소 500톤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된다. 이 중 일부를 천호식품이 사용했지만 이 회사는 문제의 제품 판매량과 총 판매액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

 

가짜 홍삼액에 포함된 캐러멜 색소는 제조과정에 따라 더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캐러멜 색소는 산, 알칼리, 암모니아 등의 화합물이 한 가지 이상 첨가되는데, 이 중 암모니아 첨가 색소에선 발암물질이 검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천호식품은 ‘100% 홍삼 농축액’ 또는 ‘6년근 홍삼농축액과 정제수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고 광고하면서 문제의 원료로 ‘6년근홍삼만을’, ‘6년근홍삼진액’ 등 6개 제품을 제조해 판매해 왔다. 

 

천호식품은 원료를 전량 폐기하고 제품 회수와 함께 교환·환불조치를 하고 있지만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다음달 초 해당 제품의 제조를 2개월 정지할 방침이다. 

 

천호식품은 2015년 백수오 파동 당시 논란의 중심이었던 내츄럴엔도텍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판매하던 백수오 제품에서 ‘백수오 성분 확인 불가 판결’이 나왔음에도 “문제 없다”고 주장하다 식약처로부터 자진회수권고 조치를 받자 회수했다. 이번 가짜 홍삼액 사건에서도 천호식품은 이전부터 수사를 해온 사법당국의 통보를 받자 뒤늦게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제품 회수 조치에 나서 2015년 사건의 재판이라는 평을 자초하고 있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은 이번 사태로 지난 6일 등기이사, 회장직, 천호식품과 관련된 어떠한 직책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태에 앞서 김 회장이 2014년 아들 김지안 사장에게 대표 자리를 넘겼고 2015년 자신과 딸인 김현주 씨의 지분을 사모펀드에 대량 매도한 상황이어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천호식품 측은 “현재 문제의 원료를 전량 폐기했다. 다른 납품처로부터 꼼꼼한 검사와 품질관리를 받은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며 “당사의 판매라인에서 전화, 온라인, 콜센터 등을 통한 판매 부문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환불대상 제품은 구매내역만 확인되면 환불해 주고 있고 현재 환불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김 회장의 사퇴는 경영 쇄신을 위한 결단의 차원이며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내외부 전문가로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참다한 홍삼 제품 광고. 사진=참다한 홈페이지 캡처


지씨바이오가 2014년 런칭한 브랜드인 참다한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홍삼시장을 잠식해 왔다. 참다한은 홈페이지를 통해 홍삼액, 농축액, 키즈­청소년, 기호, 기타 5개 제품군 20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비즈한국’이 전 제품의 제조사를 확인해 보니 참다한이 참다한바이오를 통해 자체 생산하는 제품으로는 참다한 퍼스트레이디, 청소년 탑클래스 2종 등 3개 제품뿐었다. 그외 제품들의 제조사는 각각 H, D, V, I, C 사였다. 대다수의 상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OEM 방식을 통해 제품을 납품받을 경우 일관된 품질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참다한에 아토피와 보습에 효험이 있다는 비누 제품을 납품하는 C 사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약사법 위반으로 제재조치를 받은 곳이라 이 논란을 배가시키고 있다. 참다한은 C 사의 납품 비누만 다른 OEM 제품과 달리 참다한 브랜드 소유 회사인 지씨바이오 기술제휴라고 표기하고 있다. ​

 

식약처는 C 사가 탈모방지와 양모 효능의 기능성 비누제품을 판매하던 중 의약외품 재평가 자료 미제출 이유로 해당 제품에 대해 2개월간 판매업무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지씨바이오는 이러한 업체를 통해 납품을 받은 제품을 참다한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참다한 측은 “공장은 따로 없지만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 핵심 원료, 비율 등을 통제하고 완제품 생산만 OEM 방식으로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다. 품질관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참다한 측은 “C 사가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제품은 현재 참다한으로 납품하는 제품과 무관하다”며 “의약외품 재평가 자료 제출에는 실험 등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C 사는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제품의 판매실적이 좋지 않자 차라리 식약처로부터 처분을 받고 생산을 중단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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