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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시뮬레이션, 뇌물죄 요리조리 피하면 위증죄가 ‘떡’

관여 정도에 따라 뇌물공여, 업무상 횡령·배임, 몰수·추징, 위증 혐의 적용 가능

2017.01.04(Wed) 16:00:30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른 삼성의 최순실 씨 일가 지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에 칼끝을 겨누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까지 드러난 모든 의혹을 특검이 사실로 확인할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해 어떠한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2월 6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에겐 형법상 뇌물공여(뇌물제공) 또는 제3자 뇌물공여, 배임 교사, 업무상 횡령·배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뇌물죄 성립을 전제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몰수나 추징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국회에서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를 받는 삼성 계열사들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비덱스포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박 대통령과 특수 관계로 평가되는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 조카 장시호 씨 등 최 씨 일가에게 300억 원 규모의 금품을 제공했다. 재벌그룹 중 최 씨 일가에 직접적인 금품 제공은 삼성이 유일하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대가성을 의심한다.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독대 이후 준정부기관인 국민연금공단에 손해를 입히면서까지 2015년 7월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 승계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다. 제일모직 지분 23.23%를 보유한 최대주주 이 부회장은 옛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06%에 대한 지배권을 합병 삼성물산으로 인해 자동 확보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감안할 경우 4.06%는 10조 원 이상이다. 이를 통해 ‘이재용→합병 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게 됐다. 

 

양사 합병 키는 옛 삼성물산 지분 11.88%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쥐고 있었다.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자문기구인 ISS는 적정 합병비율을 1 대 0.95(삼성물산 1주를 제일모직 0.95주로 교환)로 평가했고 최종 1 대 1.21로 수정했음에도 국민연금은 삼성 측의 제안인 1 대 0.35를 받아들여 합병에 찬성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5000억 원 이상 손실을 봤다.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 등 삼성 총수일가가 적정 합병비율인 1 대 1의 비율로 결정됐다면 3조 원 이상을 지출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만큼 재산상 이익을 본 셈.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박 대통령과 최 씨가 특수 관계로 최종 확인되면 대통령은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직접 제공받은 것으로 간주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수 관계가 아니라 하더라도 대가성이 분명하다면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공동정범관계가 성립하므로 이 부회장에게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과정에서 뇌물죄 성립 여부에 대한 연결고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한 과정에는 박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시인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도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삼성의 최 씨 일가 지원에 대한 메모들을 특검은 확보한 상태다.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해 검찰 출신 다른 변호사는 “삼성 계열사의 최 씨 일가 지원에서 이사회 의결 등 정상적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형법상 업무상 횡령·배임행위 외에도 특경법상 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규정을 적용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특경법은 5억 원 이상일 경우 적용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이 부회장이 합병 주총 직전 당시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났고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를 열고 그간 합병 반대에서 찬성의견으로 돌아선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손해를 알면서도 찬성해 관련자들은 배임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된다. 이럴 경우 이 부회장에겐 배임교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범죄수익은닉수익법은 중대범죄로 생긴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규정하고 이를 몰수­추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뇌물죄(제3자뇌물공여죄 포함)를 중대범죄행위로 본다.  

 

참여연대는 지난 3일 특검에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에 따른 재산상 이익을 몰수­추징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발송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국민연금 가입자인 국민에게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뇌물 등 범죄혐의를 받고 있다”며 “뇌물죄가 확정될 경우 삼성 총수일가가 얻은 3조 원 이상 재산상 이익을 몰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사진=최준필 기자


 

삼성그룹은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최근 “2014년과 2015년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강압으로 최 씨 일가를 지원했다”는 취지로 대응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이 박 대통령에게 공갈·강요·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한다면 피해자가 되는 이 부회장은 처벌을 받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이 부회장은 국회 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를 받게 된다. 지난해 12월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은 정유라 씨 승마 지원에 대해 “나중에 문제가 되고 나서 알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 측 논리는 이 부회장이 사전에 지원 과정을 알았다는 사실을 방증하므로 청문회 당시 그의 발언은 위증에 해당한다.  

 

또 다른 변호사는 “뇌물공여죄는 대가성이 입증되는 경우에 한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임에 반해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는데 벌금형은 없고 국정조사 종료 전까지 자백하면 형을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 부회장과 삼성으로선 복잡한 셈법을 따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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