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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펨썰_4화] 오만의 뿌리

챔피언십 개막 2연전 ‘휘청’…전면적 개선 시급 “살려야 한다”

2017.01.01(Sun) 19:07:11

[지난 이야기]

‘FM(풋볼매니저)’ 시리즈는 게이머가 직접 축구클럽 감독이 돼 선수를 영입, 팀전술을 짜 경기를 치르고 팀을 관리하는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자칭 ‘FM 고수’인 본 기자는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신작 FM2017에 도전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선택한 감독은 이제 개막전을 앞두게 되는데...​

 


2016-17 잉글랜드 챔피언십 새로운 시즌이 드디어 시작됐다. 개막전은 언제나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떨림을 준다. 그러면서도 좋은 시작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한다.

 

이제 리그의 시작이다.


리즈의 개막전 상대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였다. 과거 박지성이 뛰어 한국에서 잘 알려진 팀이다. 현재 감독은 2000년대 초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였다.

 

QPR의 전력 보고서.


앞서 몇 차례 평가전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을 토대로 선발라인을 정해야했다. 우선 골키퍼는 키우고자 하는 막내 베일리 피콕-파렐과 백전노장 로버트 그린(Robert Green) 중 고민하다 ‘역시 개막전엔 노련미가 필요하지’라는 생각에 그린에게 골대를 맡겼다. 이어 루크 아일링(Luke Ayling), 폰투스 얀손(Pontus Jansson), 리암 쿠퍼(Liam Cooper), 찰리 테일러(Charlie Taylor)가 포백으로 수비진을 구성했다.

 

양팀의 선발 라인업.


맷 그라임스(Matt Grimes)와 호날두 비에이라(Ronaldo Vieira)가 3선에서 중원을 책임지고, 파블로 에르난데스(Pablo Hernandez)가 공격형 미드필더에 섰다. 또한 스튜어트 댈러스(Stuart Dallas)와 케마르 루피(Kemar Roofe)가 양쪽 윙포워드를 맡고, 술레만 두카라(Souleymane Doukara)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기자가 임대로 데리고 온 제이 다실바(Jay Dasilva)와 카를레스 알레냐(Carles Alena) 등은 아직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벤치에서 시작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기존 선수들 위주의, 안정성에 무게를 둔 선발이었다. 경기를 앞둔 라커룸 대화에서도 “힘내라. 모두에게 네 진가를 보여 줘라”며 힘을 돋궈줬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전반 21분 만에 실점하고 말았다. 공격력도 실망스러웠다.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필요가 있었다.

 

 

결과는 0 대 1 패배. 충격이었다. 아무리 원정경기였다지만 개막전부터 패배하다니. 내 FM 감독 인생에 개막전 패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침착하게 리즈 클럽 설명을 다시 들여다봤다. 올 시즌 리즈의 예상 순위는 24개 팀 중 15위, 우승 배당률은 400.1배였다(난 왜 이런 정보를 팀선택 전에 보지 않은 걸까). 공이 아무리 둥글다지만, 이정도 열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그러나 멘붕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이틀 후 또 다음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이번에는 EPL컵(리그컵) 1라운드 경기였다. 상대팀은 리그1(3부리그)의 베리였다.

 


개막전 패배로 고민이 됐지만, 리그컵 경기인 만큼 후보선수 로테이션을 적극 활용했다. 앞선 경기와 비교해 베리전에서도 선발로 나선 선수는 윙포워드 댈러스와 중앙수비 얀손 두 명에 불과했다.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실바와 알레냐도 선발출전 시켜 공격을 이끌게 했다.

 


경기 결과는 2 대 1 승리였다. 경기를 압도하긴 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다. 두 점 중 하나는 페널티킥으로 얻은 점수였고, 경기 막판 한 점을 내주며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나 위안이 되는 점이라면 임대로 데려온 다실바가 첫 경기부터 골을 기록해준 것이다(역시 내 안목은 죽지 않았다).

 


다음 경기는 4일 후인 2016년 8월 13일 홈구장 앨런로드에서 펼쳐지는 버밍엄 시티와의 경기였다. 경기 준비를 하던 중 수석코치가 말을 했다. “포메이션 훈련을 더 중점적으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충고였다. 그동안 본 감독은 훈련일정을 전술·공격·수비·결속력 등을 두루 해왔다. 그런데 가르치는 코치들의 능력치가 문제인지,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능력치가 문제인지 포메이션 적응력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거기서 개선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버밍엄과의 경기에서 다시 선발명단의 변화를 줬다. 앞서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로 재구성했다. 오른쪽 풀백에는 기존 아일링 대신 유망주 루이 코일(Lewie Coyle)을 넣고, 루피 대신 전 경기 골을 기록한 다실바를 내세웠다. 최전방 공격수에도 두카라 대신 마커스 안톤슨(Marcus Antonsson)이 맡았다.

 

 

하지만 오히려 전반 11분 만에 골을 먹히고 말았다. 점유율을 가져왔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심지어 전반 37분 버밍엄 선수가 퇴장을 당해 수적 우위에 있었음에도 말이다. 후반전엔 더욱 공격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었다. 전반이 끝나자마자 팀 성향을 ‘역습형’에서 ‘지배형’으로 바꾸고, 최전방에 안톤슨을 빼고 부상에서 돌아온 크리스 우드(Chris Wood)를 투입했다.

 

 

후반 10분 만에 교체카드 3장을 다 쓰는 승부수를 던져 결국 동점은 만들어냈지만, 결국 추가골 사냥에 실패하며 역전승은 거두지 못하고 1 대 1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2라운드까지 성적은 1무 1패(승점 1점)의 리그 19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평가전에서 패배가 없었다고 내가 너무 ‘오만’했던 건가. 팀의 재정비가 절박하다. 리즈, 살려야 한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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