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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7] 휘파람 불면서 불장난 치고 붐바야를…괴물신인 블랙핑크

2016.12.26(Mon) 11:27:50

바야흐로 대걸그룹 시대다. 일본이나 할 거라고 생각한 대규모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케이블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성인가요 걸그룹은 물론이요, 노래 없이 춤만 추는 댄스걸그룹도 나온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소속사들은 걸그룹 지망생을 어릴 때부터 뽑아 키운다. 걸그룹 연습생의 지망생이 생기는 구조다. 이러다보니 정식 가수로 데뷔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5년에서 6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저 이미지에서 데뷔까지 6년이 걸리는 그룹은 흔치 않다. 아니, 상상할 수도 없다. 데뷔한다는 티저 이미지가 나오면 늦어도 한 달 안엔 데뷔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티저 이미지의 목적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낚시에 있는데, 6년 동안 낚시만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낚시의 대왕 J J 에이브럼스도 영화 제작에 6년을 쏟아붓진 않는다. 하다못해 시골 작은 중국집도 배달시간은 엄수한다.  

 

비주얼 열일한다. 사진=YG 블로그


그런데 그 어려운 걸 다 해내는 걸그룹이 있다. 너무 잘 해내서 1위도 순식간에 했다. 바로 YG 소속의 ‘블랙핑크’다. 블랙핑크는 2010년에 처음 티저 이미지가 나왔고, 2016년에야 데뷔 싱글을 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데뷔 13일 만에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더니 데뷔한 해에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톱10에 들었다. 미친 가수다. 괴물 신인이다. 걸그룹계의 페이커다.  

 

데뷔 13일 만에 1위. 사진=블랙핑크 유튜브 캡처


사실 블랙핑크는 이름값 하는 그룹이다. 이쁜 게 다가 아니다는 뜻이라는데, 이걸 넘어서 여러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YG가 해온 그간의 음악을 힙합 등에 기반한 블랙 뮤직이라고 하면 핑크는 YG와 이질적이다. 핑크는 그간 소녀의 이미지를 가진 여자 아이돌이 자주 사용했다. 즉, 블랙 뮤직을 하는 소녀 걸그룹이라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블랙핑크는 직속 선배 그룹인 투애니원과 다르게 군무를 펼친다. 의상과 스타일 역시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기보단 그룹의 특색을 살리는 데에 초점이 있다. 산다라박의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CL의 매서운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보다가 블랙핑크를 보면 신세계다. YG 그룹이 어디 찢어지지 않은, 일반인도 입을 수 있는 멀쩡한 옷을 입다니! 

 

이토록 멀쩡한 의상이라니! 사진=블랙핑크 유튜브 캡처


구도상 투애니원의 후계자지만, 전혀 다르다. CL, 산다라박, 공민지, 박봄의 개인적 특성과 스타성에 기반해 흥행을 이끈 투애니원과 다르게 블랙핑크는 하나의 통일된 콘셉트가 부각된다. 스타일링, 안무가 모두 그룹으로서 움직인다. 이는 무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블랙핑크는 무대에서 4명이 하나가 되듯이 안무를 추는데, 이는 무대 위에 있지만 개성 뽐내기에 집중한 투애니원 및 빅뱅과 상반된다. 무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멤버들이 하나의 형태를 이루면서 춤을 춘다. 개개인의 퍼포먼스가 집중된 YG 선배들과 다르다.  

 

군무라는 걸 할 줄 안다. 사진=블랙핑크 유튜브 캡처


블랙핑크는 YG에게 하나의 기점이다. SM이 2008년과 2009년에 샤이니와 F(X)를 내면서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변화를 준 것처럼, 블랙핑크는 YG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선배 그룹과 다르게 어떠한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겪지 않았고 개개인의 강한 개성으로 승부하는 전략도 취하지 않았다. 선배 그룹을 잇는 후계자성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저 그룹의 콘셉트와 기획력만으로 승부를 보는, 전형적인 걸그룹이다.  

 

꽃길만 걷자. 사진=YG 블로그


블랙핑크에게 남겨진 화두는 두 가지다. 투애니원과 다른 음악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CL과 리사가, 박봄과 로제가, 산다라와 지수가, 민지와 제니가 묘하게 겹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둘째로는 트와이스와 여자친구와 레드벨벳 등 강력한 경쟁자를 이길 만한 콘셉트 확보다. YG는 이제 걸그룹 무패의 역사를 자랑하는 JYP와 전통의 걸그룹 강자 SM이 만든 그들을 어떻게 이겨낼지 머리를 싸매야 한다. 복병 여자친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시작이 반이라지만, 시작은 시작일 뿐이다. 블랙핑크의 화려한 데뷔가 예쁜 투애니원으로 끝날지, 블랙핑크로 남을지는 이제 시작이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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