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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vs 유진 경영권 전쟁 2라운드 돌입

동양 측 경영권 방어용 두 번째 대규모 자사주 매입, 우호지분 확보 나서…내년 3월 주총이 분수령

2016.12.24(Sat) 12:45:13

옛 동양그룹의 모기업인 주식회사 동양과 최대주주인 유진그룹 간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제2 라운드에 돌입했다. 동양과 유진그룹 양측은 벌써부터 주요 주주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펼치면서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양측의 분쟁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절정을 맞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양 사옥. 사진=비즈한국DB


 

동양은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12월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한 데 이어 12월 27일부터 점진적으로 총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자사주 취득이란 기업이 자기자금으로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동양의 자사주 취득 결정을 두고 업계에선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으로부터 적대적 M&A(인수·합병)를 막고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 차원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자사주 매입으로 일단 사들인 주식은 6개월 이내에 팔 수 없고 의결권도 인정되지 않지만 동양은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현재 전체 지분 11.9%에 달하는 자사주 외에도 10% 정도의 지분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사주조합 등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30.03%에 달하는 유진그룹 측의 지분을 추격할 수 있게 됐다. 한편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은 주식 매수세를 높이므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커 동양 주주들에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양그룹의 경영난으로 동양은 2013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표그룹이 지난해 동양 계열사인 동양시멘트를 8300억 원에 인수하자 동양은 기업 회생을 위한 채무를 변제하고 현금성 자산 5000억 원을 보유하게 됐고 올해 2월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하지만 이러한 현금성 자산확보로 동양은 적대적 M&A의 표적이 됐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8월부터 동양의 지분을 계속 사들이면서 경영권 확보에 나섰는데 동양의 현금성 자산 획득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진그룹은 레미콘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주력 계열사 유진기업을 통해 동양을 인수하려 하고 있다. 9월 말 현재 유진기업은 현금성 자산이 717억 원이다. 반면 동양은 지난해 1000억 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총 4028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현재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그룹이 동양을 인수할 경우 유진기업의 부채비율은 56%에서 39%로 떨어져 재무 건전성이 양호해진다”며 “또한 유진과 동양의 주력사업인 레미콘 공장 중 지역이 중복되는 공장은 한 곳에 불과해 시너지도 높일 수 있다. 유진그룹이 동양에 대한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경영권 확보는 이사회를 장악해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유진그룹은 지난 11월까지 김용건 사장 등 현 동양 경영진과 동양 노동조합의 반발로 동양 이사회에 단 한 명도 자사 측 인사를 포함시킬 수 없어 실질적 경영참여는 불가능했다. 지난 2일에야 유진그룹은 동양 임시주총을 통해 유경선 회장의 동생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를 포함해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사외이사) 3명을 동양 이사회에 진입시켰으나 여전히 이사회에 장악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익명의 동양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은 법정관리를 졸업하기 직전 법원으로부터 임기를 2018년 12월 31일까지 보장한다는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유진그룹이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물러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이에 따라 동양 이사회는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내년 정기주총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 노조 측은 “유진은 하이마트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이런 점에 미루어 유진이 경영권을 장악하면 동양의 현금성 자산 유출과 함께 동양의 레미콘 등 건재 사업부를 제외한 섬유와 건설플랜트 사업부문을 재매각해 기업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동양의 지분구조를 보면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한 소액주주 지분율이 절반에 달한다. 정관변경이나 주주동의 특별 결의를 위해선 지분 3분의 2 동의를 받아야 한다.

 

유진 측은 지난 11월 말 경영권 확보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동양 노조 측과 면담을 통해 우리사주조합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동양에 대한 경영권 확보 의지는 확고하다. 그래서 주요 주주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도 그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올해 정기주총 직전 동양과 유진그룹은 동양그룹 사태로 동양 지분을 보유하게 된 동양그룹 채권자 비상대책위 관계자들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정기주총 직전에도 양측은 이들을 찾아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대성 동양채권자 비대위 수석대표는 “동양과 유진그룹 간 치열한 지분 싸움이 재개됐다. 주주들에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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