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까지 기다리기 힘들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고 너무 재밌다.’

‘전래동화 속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재발견.’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한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얘기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드라마 ‘도깨비’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1회에 6.3%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2회 7.9%, 3회 12.5%, 4회 11.4%로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 tvN에 따르면 지금까지 tvN 드라마 중 가장 빠른 상승세라고 한다. 역대 최대 흥행작이었던 ‘응답하라 1988’은 5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고,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연기파 배우의 호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그널’ 역시 10% 달성에는 11회나 걸렸다. 이런 기세면 역대 1위 시청률도 무난해 보인다는 예측이다.

‘도깨비’는 tvN 창사 10주년 특별기획드라마로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피디가 다시 손을 잡았다는 소식에 큰 관심을 모았다. 또 배우 공유, 이동욱, 김고은이 출연을 결정하면서 시청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뚜껑을 열었더니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게시판에는 드라마에 빠진 시청자들의 소감이 800개가 넘게 달렸다. ‘본방 사수에 다시보기는 필수’ ‘매주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도저히 끊을 수가 없는 드라마’, ‘책상에 앉으면 도깨비가 눈앞에 어른거리고 침대에 누우면 저승사자가 눈에 어른거린다’, ‘영상미가 대단해서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CJ E&M 주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E&M 주가는 전날보다 2.31% 오른 6만 2000원으로 마감, 드라마가 첫 방영된 지난 2일(종가 5만 4400원) 이후로 13.97% 상승했다. CJ E&M은 정부의 K-컬처밸리 사업과 관련,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의 개입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최근 중국의 금한령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주가가 30% 가까이 빠졌었다.

증권가는 도깨비의 인기몰이에 CJ E＆M의 주가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민규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토요일 오후 8시~9시는 지상파 주력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평일 오후 10~11시 대비 경쟁이 덜하다”며 “케이블은 중간광고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시청률만 놓고 보면 지상파 대비 낮아보여도 실익은 더 크다. ‘도깨비’처럼 시청률이 지상파 드라마정도로 상승하게 되면 평균광고단가는 지상파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또 “지난 3분기 CJ E＆M 광고매출은 일부 채널 협찬광고 감소로 7개 분기 만에 5% 감소해 역성장 우려를 낳았는데 ‘도깨비’의 흥행은 우려가 됐던 4분기 광고 성장 가시성에 힘을 보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도깨비는 케이블 채널 광고 단가 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토요일 ‘도깨비’​의 15초 광고 단가는 1380만 원으로 tvN 광고 사상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삼시세끼 어촌편3’​으로 1150만 원이었는데 지상파 평일 미니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으로 껑충 뛰어오른 것.

중국의 금한령도 CJ E&M의 주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CJ E&M의 중국으로의 드라마 수출은 온라인 동영상 업체를 상대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류 규제 사례들은 대부분 TV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향후 해외 전략도 현지화에 초점이 맞춰져  한류 규제를 비껴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최순실 국정논단’​ 청문회를 통해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 압박 실태가 사실로 드러나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또 지난 11월 거침없는 ‘최순실 패러디’ 이후 ‘​SNL코리아 시즌 8’​의 메인 PD가 갑자기 교체돼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증권가는 “앞으로 정치·외교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드라마 흥행 등으로 점진적인 주가 회복을 기대한다”는 평가를 내놨지만 ‘정권의 미운털’ 꼬리표를 쉽게 떨어뜨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미영 프리랜서 may42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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