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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왜 유료 서비스를 더했나

광고 없이, 백그라운드 재생, 저장·오프라인 이용…‘콘텐츠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핵심

2016.12.08(Thu) 08:32:30

구글이 ‘유튜브 레드’를 발표했다. 유튜브 레드는 한 마디로 ‘유료 유튜브’다. 유튜브 레드 서비스의 특징은 간단하다. 광고가 사라지고, 백그라운드로 재생할 수 있고, 콘텐츠를 저장했다가 오프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세 가지는 사실 유튜브 이용자라면 한번쯤 고민해봤던 부분들이다. 영상이 넘어갈 때마다 광고가 나오고, 넘기기 버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빨리 광고를 닫는 건 아주 일반적인 사용 습관이다. 또한 유튜브로 음악을 듣다가 문자 메시지가 와서 답을 하려고 하면 음악이 끊어지는 것도 꽤나 거슬린다. 유튜브 영상을 기기에 무단으로 저장해주는 앱(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 앱 장터에서 인기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풀어주는 게 바로 유튜브 레드다.

 

유튜브의 유료 옵션, 유튜브 레드가 국내에 상륙했다. 세계에서 5번째로 시작됐다. 사진=구글 제공


 

# 유튜브의 자리, 또 하나의 방송채널

 

유튜브 레드가 나왔다고 해서 유튜브의 콘텐츠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의 모든 콘텐츠는 유료 서비스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똑같이 쓸 수 있다. 흔히 우리의 인터넷 서비스에서 유료와 무료를 가르는 기준은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낯설 수 있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인 아담 스미스는 “기존 정책이 달라지는 건 없고, 단지 하나의 시청 옵션이 더해지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콘텐츠 제한 없이 광고만 덜어내는 게 별 건가 싶지만 광고 없는 유튜브와 다른 앱을 열어도 재생되는 유튜브는 기존과 꽤나 다른 느낌이다. 우리가 유튜브를 이전보다 더 많이 쓰고, 또 활용하는 형태가 더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유튜브 레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유튜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유튜브라고 하면 으레 ‘동영상 사이트’를 먼저 떠올린다. 이제는 기억도 흐릿해진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사이트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유튜브 부사장 아담 스미스 “유튜브 레드는 옵션이고, 기존 광고 기반 유튜브에 변화는 없다.” 사진=최호섭 제공


 

물론 여전히 유튜브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은 동영상이다. 다만 그 안에는 세상의 거의 모든 미디어 콘텐츠가 담긴다. 그 안에는 라이브 영상도 있고, 개인 방송도 있다. 뮤직비디오도 있고 게임 중계도 있다. 사람들은 이제 TV만큼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70%를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차지한다는 보고들도 속속 나오고 있을 정도로 동영상 미디어는 이제 또 하나의 방송 채널이 됐다.

 

특히 유튜브는 보고 듣는 모든 콘텐츠가 담기는 또 하나의 포털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포털 사이트나 검색 사이트에 검색했지만 요즘은 유튜브에서 찾곤 한다. 음악도 유튜브로 듣고, 방송도 유튜브로 본다. 

 

얼마 전 JTBC의 생방송 뉴스를 보려는 사람들이 유튜브로 몰리는 게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일이 됐다. ‘유튜브 중독’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리고, 여가의 대부분을 유튜브 보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료로라도 더 나은 방법으로 유튜브를 즐기는 서비스가 지금 나오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 유튜브에 유료가 필요했던 이유

 

유튜브 레드에 대해서 이제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 구글이 광고 제거나 백그라운드 재생을 무기로 유튜브의 유료 전환을 노리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구글이 그동안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을 못 하게 막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광고를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 수익의 원천은 광고에 있다. 그런데 화면을 보지 않아도 된다면 광고 효과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서비스의 근본을 흔드는 일이다.

 

유튜브 레드가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결국 이용자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광고와 백그라운드 재생 등의 요소들은 수익, 그리고 콘텐츠 제작자들에 대한 보상 때문인데, 이를 유료화로 풀어내면 이용자들이 원하는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유튜브의 수익 문제로 볼 건 아니다.

 

유튜브 레드는 달라진 유튜브의 역할을 보여주는 서비스다. 사진=유튜브 캡쳐


 

유튜브는 요즘들어 1인 방송, 개인 창작자로 불리는 이른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누구나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결국 제작자들을 끌어 모으고, 제작자들이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기본 바탕을 만들려는 게 유튜브의 최근 광고 운영과 유료 서비스의 목적이다.

 

실제로도 유튜브 레드에 대해 가장 반기는 건 콘텐츠 제작자들이다. 구글이 직접 수익 분배율에 대해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유튜브 레드를 통해서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줄 수 있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돈을 더 많이 벌게 되면 더 다양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을 비롯해 콘텐츠 생태계에서 노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 유튜브로 음악을 듣다

 

구글은 유튜브 뮤직앱도 함께 공개했다. ‘유튜브 뮤직앱’은 유튜브에 올라온 음악 콘텐츠만 따로 분류해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유튜브에는 온갖 영상 콘텐츠가 올라오다보니 최신 뮤직비디오부터 30년 전 비틀즈 공연까지 담겨 있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어르신들도 유튜브에 빠져드는 이유가 바로 이 음악 콘텐츠에 있다. 음악가들에게도 유튜브는 놀라운 플랫폼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기록적인 유명세를 탄 것도 바로 이 유튜브 덕이다.

 

유튜브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지만 웬만한 서비스들이 갖지 못한 유튜브만의 콘텐츠가 많다. 유튜브로 음악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고, 이들이 유튜브에 가장 원하는 게 바로 다른 앱을 쓰는 동안 음악만 뒤에서 재생되는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이었다. 화면을 켜두는 것과 관계없이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꽂아 넣고 음악을 듣거나, 웹 서핑을 하면서 유튜브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유튜브의 가치는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 유튜브는 훌륭한 음악 저장 창고다. 사진=유튜브 캡쳐


 

유튜브 뮤직의 추천 기능도 지켜볼 일이다. 유튜브 뮤직 화면을 꾸리는 기본 구조는 바로 ‘추천’에 있다. 이 앱을 처음 실행하면 좋아하는 음악가를 미리 고르는데, 유튜브는 그 정보를 기반으로 음악을 추천해 준다. 또한 검색과 즐겨 듣는 음악, 또 ‘좋아요’를 누른 음악 등이 모두 세세하게 분석되어서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추천해 준다. 

 

구글은 아예 유튜브 뮤직의 광고 문구로 ‘음악의 끝없는 발견’이라고 정했다. 유튜브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들어있다. 뭘 듣느냐의 문제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실제로 유튜브 뮤직을 써보면 한두 시간 만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또한 이미 유튜브의 탄탄한 검색 엔진이 더해져 있어서 음악의 아주 작은 부분만으로도 원하는 곡, 또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콘텐츠를 찾기가 쉽다. 

 

유튜브 레드와 유튜브 뮤직은 우리가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느냐를 직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서비스다. 더 이상 TV와 라디오, CD플레이어만이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창구가 아닌 세상이 됐다. 유튜브 레드는 모바일과 인터넷이 만들어낸 또 다른 미디어 환경의 실험이자 가치 변화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될 수 있다.​ 

최호섭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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