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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폭스바겐 재시동 첫 관문 ‘리콜계획서’ 넘을까

11월 중 환경부가 통과 여부 결정…지난 1년간 세 차례나 ‘불승인’

2016.11.23(Wed) 15:42:54

‘아우디 A6 35TDI 모델 1400만 원 할인.’ 

 

아우디폭스바겐의 파격적인 할인 행사 내용이 지난 7월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공간을 휩쓸었다. 일부 고가 차종은 최대 1600만 원까지 가격을 낮춰 중고차보다도 싸게 팔았다. 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지난 8월 폐장된 폭스바겐 서울 압구정 전시장. 사진=비즈한국DB


당시 폭스바겐의 무리한 ‘떨이’ 판매는 환경부가 32개 차종에 대해 인증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판매가 중지되는 8월 2일 전까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딜러들이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선 것이다. 폭스바겐은 수입 인증을 받기 위해 배기·소음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지목돼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폭풍 할인행사가 끝나고, 판매가 정지된 뒤부터는 폭스바겐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판매 정지 모델이 ‘티구안’, ‘골프’, ‘아우디A6’ 등 베스트셀링 카인 탓에 타격이 컸다. 매장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11월 중에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의 리콜계획서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히면서 판매자는 물론, 구매 대기자들 사이에서 다시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차량 판매가 다시 허용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폭스바겐 디젤 배출가스 조작 차량(약 12만 6000대)의 리콜 결정을 내렸다. 폭스바겐은 1년간 세 차례에 걸쳐 리콜 계획서를 냈으나 정부는 ‘불승인’했다. 불승인은 ‘보완’과 달리 리콜계획 자체를 무효로 친다. 다만 정부가 리콜 계획안을 받아들여 리콜을 결정하면 문제 차량을 보완함으로써 해당 차종을 다시 판매할 수 있다.

 

앞서 세 차례 불승인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폭스바겐이 조작(임의설정)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리콜계획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폭스바겐이 판매 정지를 받은 것도 임의설정 혐의를 극구 부인한 탓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환경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는 소문도 돈다. 

 

그러나 폭스바겐을 당장 매장에서 만나긴 어려워 보인다. 리콜 승인과 문제 해결, 재인증 절차에 최소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환경부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일러야 내년 6월에야 매장에 차가 깔릴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수입차 판매 베스트셀러인 ‘신형 티구안’이 내년 초 등장할 예정이기는 하다. 리콜 대상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 수입 인증 절차를 밟으면 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불확실성은 있다. 리콜 파문이 끝나지 않은 이상 수입 인증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한 아우디 딜러는 “새로 수입되는 모델은 새로 인증을 받기 때문에 판매정지와는 무관하다”면서도 “신형 티구안도 유로6 기준에 맞춰 제작됐기 때문에 환경부 규정을 통과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전쟁’을 치른 폭스바겐의 신차를 호락호락 승인을 해주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아직은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밥이 되기만을 기다리는 폭스바겐으로선 조바심이 난다. 당장 영업 최전선에 선 딜러들이 대거 이직할 조짐이다. 고정급과 판매차량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딜러들로선 차를 팔 수 없으니 월급이 반토막 아래로 뚝 떨어졌다. 

 

폭스바겐의 한 딜러는 “판매 정지를 받지 않은 건 대부분 비인기 차종이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미지가 나빠져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폭스바겐은 딜러 이탈을 막기 위해 8개 딜러사에 150억 원을 풀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정비이력 제공 서비스와 무료 시승행사도 펼치고 있다. 매장의 실내 인테리어를 전면 개편하는 한편 서비스센터도 확충하고 있다. 다만 폭스바겐은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는 아니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가장 치열한 3000만~5000만 원대로 현대·기아차와 도요타·닛산·혼다 등 쟁쟁한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다. 

 

자칫 국내 1위 수입차 브랜드의 지위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앞선다. 실제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터진 뒤로 폭스바겐의 중고차 가격은 12%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이 취소된 데다 언제 리콜을 할지 모른다는 낙인 탓이다.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서 더 달릴 수 있을까. 생사여탈권을 두고 환경부가 현재 저울질 중이다. 브레이크 결함을 일으킨 도요타가 미국에서 1위에서 내려왔던 것처럼 폭스바겐이 이번에 리콜을 승인받지 못하면 한국에서 2류 브랜드로 전락할지 모를 일이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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