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Story↑Up > 엔터

[SNStar] ‘화성인-재벌가 시집보내기’ 아역배우 이예은 인터뷰

“당시 초등 2학년인데 뭘 알겠나…대부분 연출된 것”

2016.11.16(Wed) 14:48:09

“안심으로 주시고 고기는 웰던으로 해 주세요.”
고급 레스토랑에서 초등학교 2학년의 앳된 아이가 익숙한 듯 주문한다. 아이의 어머니는 딸을 재벌가로 시집보내겠다는 목표로 자정이 넘어서까지 ‘학원 릴레이’를 강요한다. 아역배우로 활동 중인 이예은 씨(여·16)는 지난 2009년 이와 같은 내용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세간의 집중을 받았다. 관심에 비례한 비난은 덤이었다.

 

수년이 지난 현재, 어린 소녀는 SNS를 통해 “사실 당시 방송은 콘셉트”였다고 스스로 밝힐 수 있는 배우가 되었다. 동시에 떡볶이와 셀카 찍기를 좋아하는 영락없는 중학생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18일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이예은 씨를 만났다.

 

이예은 씨는 “‘화성인vs화성인’의 내용은 사실 대부분 연출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달라.

“저동중학교에 재학 중이고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16살 이예은이다.”

 

―현재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나.

“지금 고정 프로그램은 없지만 3개월 전까지 SBS ‘꾸러기 탐구대’에 3년 동안 메인 MC로 3년 정도 활동했다. 또 ‘후아유-학교 2015’, ‘사임당’ 등의 드라마에 짧게 출연하고 있다.”

 

―지난 2009년 tvN ‘화성인vs화성인’을 통해 방영되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초등학생 딸 재벌가 시집보내기 편’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당시 소속사에 전속모델로 계약되어 있어 홍보 차 출연하게 됐다. 엄마가 엄격하신 건 사실인데 그 정도는 아니다. 아무래도 예능이다 보니까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측에서) 확 독특한 게 있어야 했던 것 같다. 재벌가에 시집을 간다는 게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니 논란을 만들어보자 싶었는데, 실제로 논란도 관심도 동정도 욕도 많이 받았다(웃음).”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화성인 재벌가 시집보내기 딸 근황’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다.

“인터넷 게시판을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서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왜 갑자기 떴지?’ 싶었다. 팬 카페 회원분들이 올리셨거나 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해명 글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드라마에 출연하던 중이어서 기회를 보고 SNS를 통해 과장이 있었다고 해명하고 싶었는데 뜻이 잘 전달되지는 않은 것 같다.”

 

―방송 내용이 실제와 전혀 다른 건가.

“물론 아예 원인이 없는 건 아니다. 엄마는 내가 다른 애들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셔서 평소 엄격하신 편이다. 그렇다고 아침 6시에 기상해서 12시에 자고 그런 건 아니다. 수영과 승마도 한두 번 취미로 배운 게 전부다. 발레와 한국무용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흥미도 잃고 방송을 할 생각에 멈추었지만, 아예 그 분야로 나가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속사와 작가님, PD님들이 콘셉트를 잡아주셨다. 과장된 부분이 많았지만, 그냥 맞추어가야겠다 하면서 반포기 상태로 시작했는데 확 이슈가 되었다.”

 

―악성 댓글이나 비판도 많았을 거 같다.

“당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라 아무것도 모르고 ‘왜 우리 엄마한테 그러나’ 싶어서 상처받았다. 그런데 사람들도 그럴 수 있다고 느꼈다. 일반인 아이가 재벌가에 시집간다고 하니 설치고 다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악플도 관심이고 선플도 관심이니 좋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악플 보면서 고쳐야 할 부분도 확인하고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예은 씨는 드라마 ‘학교 2015 후아유’를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사진=이예은 씨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그램에 출연 이후 학창시절이 일반적이지 않았을 거 같다.

“방송이 나가고 난 뒤 애들이 ‘진짜 그러느냐’며 되게 궁금해했다. 친한 친구들은 ‘​그 정돈 아니지만 무서워’​라고 보호도 해줬다. ‘쟤가 쟤였대’​라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해지긴 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를 완전 다른 곳으로 가서 잠잠했다가 SNS로 유명해지니 애들이 점차 알게 되긴 했다.”

 

―콘셉트지만 방송처럼 진짜 재벌가에 시집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나.

“지인들과 얘기하는 것이 이렇게 욕도 먹고 이슈도 되었는데 이왕 이런 거 시집 가보자 싶었던 적도 있었다. 시집도 두 번째 인생이라고 하지 않나. (웃음) 어휴 뭐, 되겠나.”

 

―방송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예쁜 아이 선발대회’를 통해 방송에 발을 들이게 되었는데 수줍음을 워낙 많이 타서 엄마도 ‘얘는 연예인은 안 되겠다’ 싶으셨단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흥미도 생기고 내 진로는 이거다 싶었다. 화성인도 ‘이거 하면 내가 잘될 수도 있겠다’ 싶었던 거 같다. 그때가 일종의 터닝 포인트였다. 욕도 먹고 관심도 많이 받았으니까 더 잘해야겠다 싶었다.”

 

―그 이전에도 방송출연을 많이 했나.

“지면이나 화보 촬영을 많이 했다. 드라마나 영화 오디션은 진짜 많이 봤는데 항상 최종에서 경력이 없는 게 걸림돌이 되더라. 그래서 지금 짧게라도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경력을 쌓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후아유’가 장난 아니었던 거 같다. 그렇게 큰 작품을 해본 적도 없고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분들 그리고 김소현 언니까지 굉장히 잘 챙겨주셨다. 나는 무명의 아역일 뿐인데 ‘주인공의 대역’이라는 인지를 해주시며 소현 언니에게 해주시는 것만큼 세세하게 챙겨주셨다. 또 소현 언니도 많은 사람이 지나치는 대기실에서 자칫 어색할 수도 있는데 질문을 하면 친절하게 대답해주시고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고 되게 잘해주셨다. 다시는 이런 촬영 못 해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예은 씨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

 

 

―롤 모델이 있나.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하지원 선배님을 좋아했다. 4살 때 ‘발리에서 생긴 일’을 통해서 선배님을 처음 알게 되었고, ‘시크릿가든’, ‘7광구’ 등 하지원 선배님이 나온 작품을 안 본 것이 없다. 터프한 모습과 함께 러블리한 모습도 있으셔서 팔색조의 매력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 예전에 하지원 선배님을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웃음).

 

―공백 기간인데 지금 무엇을 하며 지내나.

“지금은 중3이다 보니까 학교성적과 외국어에 몰두하고 있다. 예술고등학교 진학이 제일 큰 걱정이다. 내가 연기로 나중에 크게 될지도 모르고 나중에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원래 ‘플랜 B’를 항상 만들어두는 편이다. 연기는 대학교 가서도 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고등학교 진학이 제일 급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만 7000명이 넘는다.

“원래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잘 공개 안 하는 편인데 친구 신청이 많이 들어와 이제는 그냥 아예 다 공개하고 있다. 한 일주일 정도는 메시지가 많이 와서 적응하기 힘들었다. ‘방송처럼 진짜 그러느냐’, ‘남자친구가 있느냐’, ‘전화번호를 달라’는 등 사적인 질문이 이른 아침이나 새벽에도 되게 많다. 이렇든 저렇든 팬이라고 하시니 이제는 감사하다고 답장도 보내고 있다. 큰 소속사에서 오디션 제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시는데 전부 아이돌이어서 아쉽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무대 체질이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노래를 못한다.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는데 내가 들어도 노래는 아닌 것 같다.”

 

―SNS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겠다.

“번화가에서 갑자기 고등학생 언니들이 오더니 인스타그램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 맞지 않으세요’라면서 알아봐 주시더라. 너무 놀라서 ‘네?’ 하면서 아무 말도 못 했다. 롯데월드 놀러 갔을 때도 많은 분이 봤다고 연락 왔다. 얼마 전 네이트 ‘판’에 뜨면서 페이스북에 친구 요청이 엄청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학교에서 ‘페북 스타’라는 별명이 생겼다. 선생님들도 동조하시고. (웃음) 나는 진짜 페북 스타가 아닌데.”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스크린이나 연극무대도 좋지만, TV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배우,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다음은 tvN ‘화성인vs화성인’ 출연으로 큰 논란을 가져온 이예은 씨의 어머니 인터뷰. 

 

―tvN ‘화성인vs화성인’ 출연으로 인해 비난 여론이 상당했을 거 같다.

“왜 그런지를 모르겠다. 예능을 보면 바보 캐릭터가 있는데 진짜 바보는 아니지 않나. 연락이 엄청 와서 한동안은 전화도 꺼두고 그랬다. 교육용 교재 전속계약도 했는데 계약이 파기가 된 일도 있다. 내일 모래가 촬영인데 회사 측에서는 ‘아이는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어머니의 마인드가 너무 아니다’라고 하셨다. (예은이가) 교과서나 교육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니 사람들이 이제는 ‘재벌가에 보내려고 엄마가 저렇게 시킨다’는 말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도 돌아가니 이젠 그냥 내버려둔다(웃음).”

 

―이렇게 솔직히 ‘연출이다’라고 말해도 되는 건가.

“프로그램이 없어졌으니까 이젠 괜찮지 않겠나.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그렇지 않았는데 점점 자극적인 사람을 섭외해야 한다는 압박이 되게 큰 거 같더라. 당시 소속사 사장님이 워낙 재벌 쪽과 친분이 두터웠다. 그분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재벌가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 들은 것을 작가님께 말했다. 근데 다른 건 싹 빼고 그 부분이 부풀려졌다. 덕분에 3%대로 나오던 시청률이 12%까지 치솟았다.”

 

―방송에 나온 것처럼 예은 양을 정말 시간표에 맞추어 생활하게 하나.

“일반적으로 엄마들이 ‘뭐 해야 해’라고 하는 걸 나는 시간표를 만들었을 뿐이다. 실제로는 발레 학원만 다녔고 인터넷 강의를 주로 들었다. 연기학원은 회사 연습실이었고 학원은 다 섭외한 거다. 예은이가 울고 있던 장면은 ‘어머니 이건 좀 더 재미있게 하면 안될까요’해서 연출한 장면이다. 그런데 모두 편집이 되고 그것만 나왔다.”

 

―웨딩 컨설턴트에게 정말 방송대로 재벌과 결혼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나.

“전혀 아니다. 그분이 처음 우리를 보고 ‘저런 것들은 재벌가에 시집을 가기는커녕 식모도 못한다’고 하셨다(웃음). 욕을 엄청 먹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마치 갈 수 있는 것처럼 나갔다. 당시에 아무것도 모르고 나는 그게 또 재미있다고 작가님과 PD님께 ‘정말 재미있게 봤다. 빵 터졌다’고 문자까지 보냈다. 그런데 순식간에 댓글이 엄청 많이 달리는 거다. 그분들도 “해명하고 있으니까 죄송한데 댓글을 보지 마시라”고 하더라. 그래도 궁금해서 한 번 봤는데 살다 살다 그런 욕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웃음). 그래서 내가 댓글로 ‘제가 엄마인데 방송이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살리려고 한 거지 사실 이렇지 않다’고 댓글을 달아놓으니 ‘네가 얘 엄마면 나는 정우성이다’ 이런 댓글들이 엄청 달리더라. 한 번씩 너무 심한 욕을 들으면 그랬지만 지나간 일이니 지금은 괜찮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핫클릭]

· [SNStar] ‘더 지적으로, 더 친하게’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 인터뷰
· [SNStar] ‘표현한다. 고로 존재한다’ 래퍼 김디지 인터뷰
· [SNStar] “미디어 창업하지 마라” ‘메디아티’ 강정수 박사 인터뷰
· [SNStar] ‘메스만큼 강한 펜’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 인터뷰
· [SNStar] ‘인생공부’ 신영준 인터뷰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