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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 ] 진격의 기술 굴기, 글로벌 산업 도처에 지각 변동

노동 집약적은 과거, 파죽지세 성장하는 반도체·스마트폰 등 첨단업종

2016.11.09(Wed) 11:10:17

중국의 기술 진격이 가속화되고 있다.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했던 예전의 중국과 달리, 반도체·스마트폰 등 첨단업종에서도 중국 기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현 시점에서 중국은 국내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3년이 채 되지 않는데다 특허출원 분야에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상표출원 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 국제상표출원은 2400건 이상으로 세계 7위다. 기업별 PCT 국제특허출원 순위를 보더라도, 1위~20위 사이에 중국기업이 4개나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중국의 기술 발전은 중국 기업이 각 산업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스파트폰 시장 강자로 떠오른 오포. 사진=오포


# 스마트폰 신흥 강자들의 파죽지세 성장 

 

중국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 7’ 단종 사태 등의 악재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연간 기준)이 함께 떨어진 애플과 달리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글로벌 3위 업체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 출고량이 지난 달 14일 이미 1억 대를 넘었다. 1억 대 고지에 처음 도달했던 지난해보다 2개월이나 빠른 속도다. 화웨이의 상반기 매출액도 774억 위안(약 13조 원)으로 전년보다 41% 급증했으며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2%,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25% 많은 6056만 대를 기록했다. 

 

중국 신흥 강자들의 약진도 주목된다. 올 3분기 화웨이·애플·삼성전자 등을 밀어내고 중국 판매 점유율 1위에 올라선 주인공은 오포다. 휴대폰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의 집계에 따르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위 오포는 전체 시장의 16.6%를 차지했다. 비보가 16.2%로 2위를 차지했고, 그간 중국 시장 1위였던 화웨이는 15.0%, 샤오미는 10.6%를 차지하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오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7%로 높아졌으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121.6%나 급증했다. 비보의 점유율도 지난해 2.9%에서 5.8%로 확대됐다.

 

BYD 전기차. 사진=BYD

 

# BYD, 전기차 분야에서 테슬라 제쳐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약진이 무섭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 전기 자동차 50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부품인 배터리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배터리 공급량은 약 19.8GWh였지만, 올해는 40GWh 이상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중국의 비야디(BYD)는 전기차 배터리 및 각종 부품을 그룹 내에서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Qin과 전기차 E6, 대형 전기 버스 K9 등 BYD의 전기차에 적용되는 배터리를 모두 자체공급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BYD는 또 2003년 중국 자동차기업 친추안 자동차를 인수하고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기업으로도 성공했다. 지난해 6만 1772대의 전기차를 팔아 미국의 테슬라(5만 557대)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선두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과 LG의 경우 중국 현지 공장까지 지으며 중국 투자에 공을 들였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국내 배터리제조사의 기술 방식인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보조급 지급을 중단하고,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에서도 탈락시키면서 쓴 맛을 안겼다.  

 

이 때문인지 국내 업체들은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갖고 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중국 업체에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약진은 첨단 산업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 종자 시장 재편, 해외 기업 사냥 적극 

 

세계 종자 시장은 몬산토, 듀폰, 신젠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종자 시장 규모는 170억 달러로 세계 2위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로 세계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분주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내실 강화를 위해 지난 2011년 8700 개에 달했던 종자 기업 수를 5200 개로 줄였다. 해외 기업 사냥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8월 중국 현지 매체 신화통신, 국제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대표 국영 곡물기업인 중량그룹이 네덜란드 대표 곡물 무역사인 니데라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 또 네덜란드 대표 농산품·원자재 무역업체인 니데라의 잔여 지분 49%를 추가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총자산 719억 달러의 중국 최대 곡물기업인 중량그룹은 140여 개 국가 및 지역을 시장으로 하며 글로벌 자산 비중이 전체의 약 20%, 해외시장 수익이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국영기업인 중국화공도 지난 2월 스위스 종자·농약업체인 신젠타를 440억 달러(약 50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신젠타는 세계 최대의 농약업체이자 3위의 종자업체로 전 세계 90개국에 2만800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대기업이다. 중국화공이 신젠타 인수에 성공하면 농약·종자부문매출(181억달러) 세계 2위의 기업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약진에 대해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은 “막강한 중국시장의 파워를 기반으로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을 펴는 중국기업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나아가 ‘혁신주도자(leading innovator)’로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기 위해 우선 중국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한 제3국 시장 공동개척 노력을 가시화해야 하는 한편 다른 기술 분야와 융합하는 기술혁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주요 기술 및 산업분야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고 한국 엔지니어가 중국기업으로 이직하는 등의 두뇌유출 현상을 막기 위한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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