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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남자의 입, 양치보다 가글보다 더 필요한 것

“When they go low, we go high”

2016.11.07(Mon) 10:38:39

과연 남자에게 입은 어떤 역할일까? 섹시한 입술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초적 매력 얘기도 아니고, 가슴을 울리는 매력적 중저음 얘기도 아니다. 화려한 언변을 가진 언어의 마술이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내는 설득의 기술 얘기도 아니다. 남자의 클라스를 ‘업’시켜줄, 오늘의 화두는 바로 당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바로 그 입에 대한 얘기다.

 

아무리 멋지게 차려입고 멋진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최고 기업의 고위직이라도 남에게 함부로 막말하고 비하하는, 수준 이하의 말버릇을 가졌다면 결코 그를 멋지고 고급스럽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재벌가 2, 3세 경영자 중 막말로 구설에 오르는 이들이 종종 나온다. 대개 아랫사람에 대한 비인격적 언어폭력 때문인데, 그건 말버릇이 아니라 인성의 문제다. 아랫사람을 사람 이하로 바라보기 때문에 나온 말이지 결코 말실수가 아니다. 실수는 생각과 달리 말이 잘못 나왔을 때 일이지, 생각 자체가 그런 사람은 실수라 해선 안된다. 사실 입은 죄가 없다. 머리가 죄다. 입이 삐뚤어진 게 아니라 생각이 삐뚤어진 거니까.

 

입냄새가 나지 않게 평소에 양치도 잘하고, 리스테린 같은 가글제품을 늘 챙겨 다니고, 중요한 미팅을 앞두곤 냄새나는 음식조차 꺼리는 남자들도 많다. 사람을 대면하는 비즈니스에서 남자의 입은 아주 중요하다. 말 한마디에 거래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고, 입에서 나는 냄새가 대화의 몰입을 막아 손실을 보기도 한다. 이 정도는 비즈니스하는 남자들이라면 기본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입이 비즈니스 테이블을 벗어나 사석에 가면 본색을 드러내곤 한다.

 

구설은 정치인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들어 사적인 자리의 구설이 더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SNS의 막강한 힘으로 순식간에 나쁜 놈이 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나마 성질 나쁜 남자로 찍히는 건 불행 중 다행, 성희롱이나 여성비하로 찍히는 건 불행 중 불행이다. 물론 실수와 본성은 다르다. 실수라면 억울하지만, 본성이라면 억울할 일도 아니다.

 

 

미국 대선에선 트럼프가 음담패설과 여성비하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사실 트럼프 입장에선 곤혹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인과응보다. 곤혹이란 것은 억울함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데, 트럼프는 억울할 일이 1도 없을 만큼 명백히 잘못했으니까.

아니 그는 그런 사람이다.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이었다. 수많은 막말로 정치권에 이변을 일으키며 일약 대선후보로까지 올라섰지만 가장 중요한 걸 놓쳤다. 그의 막말이 정치적 공격일 땐 그를 지지하고 변호할 이들이 있었지만, 그의 막말이 성희롱이자 여성비하일 땐 누구도 그를 감싸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건 트럼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남자들 중에서도 뜨끔할 이들이 많다. 개저씨라 불러도 과하지 않을 못난 놈들이 많다. 음담패설과 여성비하는 부도덕하고 폭력적인 차별의 산물이다. 우월적 지위를 가졌다 여기는 남자들 가운데 유독 이런 사람이 많기도 하고, 우월하고 싶지만 현실에선 그게 안 돼서 더 공격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찌질이들도 많다. 술자리 얘긴데 뭐 어떠냐, 남자들끼리 얘긴데 뭐 어떠냐, 그러면서 성희롱이나 여성비하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그걸 합리화하려 값싸게 포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절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다. 도덕적인 것은 차치하고라도 차별과 폭력은 결코 용납해선 안 되는 행동이니까. 

진정한 남자의 클라스업은 여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건 여성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남자가 말이 적어서 손해인 경우보단 많아서 손해인 경우가 많다. 인간에게 입이 하나이고 귀는 두 개인 이유가 있다. 특히 성공한 남자들, 혹은 성공을 향해 급성장하는 남자들에겐 더더욱 무거운 입이 중요하다. 성공에 도취한 사람들이 막말을 잘 한다. 이건 과도한 자신감이 초래한 오만함 때문이다. 떠오른 생각을 다 말로 옮겨낼 필요는 없다. 

 

리더는 입보다 귀를 더 잘 쓰는 사람이다. 이미 꼰대가 되어버린 남자들이야 이런 말 해도 소용없겠지만, 3040 남자들에겐 기회가 있다. 3040 남자들이여, 떠들 때와 다물 때를 잘 판단하자. 특히 목소리를 내야 할 때 계산기 두드리듯 이해관계 따지며 비겁하게 조용히 있지는 말자.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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