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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_그런데 경제는?] 경제계 ‘임종룡 만시지탄’ 왜 나오나

‘현오석→최경환→유일호’ 경제컨트롤타워 작동 못해…“이제야 제대로” 평에도 ‘난망’

2016.11.06(Sun) 14:56:58

최순실 씨 국정농단 의혹으로 지지율이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부른 김영삼 전 대통령보다 더 낮아진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를 했다. 정치적 포석이나 반전 노림수 등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에 대해 시장에선 “4년 만에야 제대로 된 인사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집권 1년을 남겨 놓서야 기획재정부 주류 출신의 정통 관료에게 경제 컨트롤 타워를 맡겼다는 만시지탄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지명자(금융위원장)가 지난 10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474’(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내세우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참담한 실정이다. 미국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유럽도 경기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면서 양적완화 중단 시점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들의 경제도 다시금 반등하며 단단해지는 분위기다. 

 

반면 한국은 빚을 이용한 경기 부양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없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에 기준금리를 낮춰라, 한은은 기획재정부에 재정을 더 풀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기획재정부 말대로 하면 가계 부채는 더욱 늘어나고, 한은 주장을 따르면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 

 

집권 4년간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경제 분야에서 뼈가 굵은 인사들에게 경제 사령탑을 맡기지 않은 탓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다른 정부들이 정권 초기나 마지막에는 공무원 사회를 다잡기 위해 자기 사람을 쓰기는 했지만 경제 위기 때는 관료 출신 전문가를 기용해 시장의 신뢰를 얻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정권 초에 시장에서 전혀 예상하지도 않은 현오석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했다. 현 전 부총리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출신으로 핵심 정책을 맡은바 없어 시장에서 불안감을 표시했다. 게다가 박근혜 캠프 인사도 아니어서 기획재정부 장악은 물론 부처 간 업무조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부동산 취득세 인하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가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다 박 대통령에게 꾸중을 들었고, 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국민 여론이 악화됐을 때는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그 뒤를 이은 최경환 부총리는 그나마 박근혜 캠프 출신에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청와대 경제수석실 등을 두루 거쳐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대를 했다. 경제정책 기조를 ‘근혜노믹스’가 아닌 ‘초이노믹스’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치인 출신답게 표만 의식한 부동산 띄우기 식 경제 살리기로 가계부채만 부풀렸고, 구조개혁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국책 연구소와 교수 출신인 유일호 부총리는 임명부터 비판을 받더니 실제로 구조조정은커녕 제대로 된 경제 정책 하나 내놓지 못해 ‘경제 컨트롤 타워 부재’ 지적만 받고 물러났다. 

 

이와 달리 이전 정부들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코드에 맞지 않는 인사도 과감히 경제 컨트롤 타워에 앉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 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과 전혀 코드가 다른 이규성 전 재무부 장관과 강봉균 전 경제기획원 차관, 이헌재 전 금융감독원장 등을 잇달아 재정경제부 장관에 앉혀 위기를 넘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차관을 거친 김진표를 임기 초 재정경제부 장관에 임명했고, 이어 김대중에서 부총리를 지낸 이헌재를 다시 재정경제부 장관을 앉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초기에 측근인 강만수 전 재정재원 차관을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 실패하자 시장 신뢰가 높은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기획재정부 장관에 앉혀 위기를 돌파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경제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에야 임종룡이라는 제대로 된 카드를 뽑았지만 이미 정권 자체가 정책을 밀어붙일 힘이 없는 데다, 야당이 반대하고, 기업들의 불만도 높아진 상황이어서 임종룡 호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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