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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 삼성·한화,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 특혜 지원 의혹

정 씨 국가대표 선발 전후로 회장사 맡아…대표선발 규정 바꾸고 전지훈련 계획 수립

2016.10.28(Fri) 13:19:45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의 딸 정유라 씨(20)의 승마 선수 활동과정에서 대한승마협회 전·현직 회장사인 한화와 삼성의 정 씨에 대한 전폭적인 특혜 지원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은 상상을 초월하는 개인 지원을 해왔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14년 3월 18일 제3회 정기룡장군배 전국승마대회에서 정유라 씨가 말을 타고 있다. 오른쪽은 최순실 씨. 사진=비즈한국DB·한겨레 제공

 

정유라 씨는 2011년까지 선화예중(선화예술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2012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승마협회가 주최한 승마대회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체육특기자가 됐다.

 

승마협회는 승마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주체다. 한화는 ​2012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승마협회 회장사를 지냈다. ​이 시기에 정 씨는 승마 선수로 활동을 시작한 뒤 국가대표로 선발돼 정유연이라는 이름으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과 함께 승마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한화가 정 씨를 특혜 지원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회장사로서 승마협회를 전폭 지원한 만큼 정 씨에게도 각별할 관심을 가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과거 정 씨가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당시에도 비선 실세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신은철 전 한화생명 부회장은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긴 2014년 4월 승마협회장에서 사퇴했다. 이후 회장사 공백으로 아시안게임에 차질을 빚게 된 승마협회의 복귀 요청에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이 회장을 맡았지만 취임 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2월 물러났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회장사 활동 당시 아시안게임 때까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가 필요했고, 삼성이 회장사를 희망하면서 물러난 것”이라며 “정 씨가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과정은 전적으로 승마협회 실무진들이 주관했던 일로 안다. 우리 그룹은 회장사를 맡고 있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차남규 승마협회 회장이 물러난 뒤 이영국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실 상무가 승마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지난해 3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승마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삼성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였지만 2010년 승마 선수단을 해체하고 ‘재활 승마’ 프로그램만을 운영하던 중이라, 갑작스런 회장사 복귀에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정 씨 어머니 최순실 씨를 통한 정경유착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다.

 

승마협회 이사 명부를 보면 전체 22명 이사 중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소속 인물이 4명이나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사장 외에 부회장에 황성수 전무, 총무이사에 김문수 부장, 이사에 박천호 컨설턴트 등이 이사명단에 올라 있다. 또한 구웅회 승마협회 이사는 정 씨가 훈련했던 TNK승마장 대표다. 사실상 승마협회가 ‘정유라 육성’을 목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은 최순실 씨가 적극 관여한 K스포츠 재단에 삼성생명 30억 원, 삼성화재 29억 원, 제일기획 10억원, 삼성에스원 10억 원 등 총 79억 원을 출연하는 등 기업들의 모금을 주도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최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해 공개한 ‘대한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 문건에는 삼성이 회장사에 취임한 후 승마협회가 지난해 무려 600억 원대 도쿄올림픽 대비 독일 전지훈련 캠프 계획을 수립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3회 성적 합산’이던 ​승마협회 국가대표 선발규정이 ​별도의 선발전을 열지 않는 것으로 바뀐 것도 확인됐다. 정 씨가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자질 논란과 외부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개정된 것이어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정 씨를 위한 ‘특혜 개정’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국제승마연맹(FEI)의 정 씨 프로필에는 소속팀이 ‘팀 삼성: 한국(Team SAMSUNG : KOREA)’, 친인척 정보는 “그녀의 아버지 정윤회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조력자로 일해왔다(Her father Jeong Yun-Hoe has served as an aide to Park Geun-Hy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라고 기재돼 있었다. 이 내용은 ​지난 22일 삭제되었다. ​

 

국제승마연맹(FEI)에 올라 있는 정유라 씨 프로필. 사진=국제승마연맹 홈페이지


삼성이 무려 10억 원 이상의 명마를 사들이고, 올해 2월 삼성전자로부터 1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받은 거래사 모나미를 통해 독일 승마장을 구입한 것도 정 씨를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럽의 승마와 스포츠 관련 외신들은 올해 2월 이런 내용들을 집중 보도한 바 있다. 2월 10일 스페인의 스포츠신문 ‘톱이베리안(topiberian)’은 ‘모르간 바르반콘(스페인의 그랑프리 기수)이 삼성 승마팀에 비타나V를 팔았다’는 기사에서 “바르반콘이 자신의 코치이자 말 중개인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랜드를 통해 갑작스럽게 자신의 최고 그랑프리 우승마 비타나V를 한국에 팔았다. 비타나V는 앞으로 한국팀의 ‘유라 정’(정유라)이 탈 예정이다. 삼성팀이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훈련기지로 삼기 위해 최근 독일 엠스데텐의 루돌프 질링거 경기장을 구입함에 따라 한국도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2월 15일자 유럽연합 승마 잡지 ‘유로드사레지’와 덴마크 매체 ‘호시스 앤 립스틱’도 동일한 내용을 보도했다.

 

정 씨는 이 말을 타고 지난 5월 20일과 21일, 6월 19일 독일 등지에서 열린 국제마술연맹(FEI) 마장마술 대회에 출전했다. 정 씨는 이 말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최순실·정유라 씨가 이러한 보도를 축소·은폐하려고 시도했던 것이 드러났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최순실·정유라 씨가 국제 법률회사를 통해 이런 내용을 보도한 유럽 기자들에게 한국 언론이 기사를 인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더니 국내 언론들의 인용을 막기 위해 기사 삭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 사장단회의, 전국경제인연합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면서도 최순실 게이트와 승마협회, 삼성의 연관 의혹에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거듭되는 논란으로 인해 과거 한화가 그랬듯 승마협회 회장을 사퇴할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문제가 터졌을 때 개별 기업들이 대응하지 않았고 모금 주체였던 전경련이 대표로 대응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출연을 통해 승마협회를 지원하고 있는 점은 맞지만 이는 승마협회에서 답변할 문제”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삼성에는 현재 승마단이 없다. 정 씨가 왜 자신의 소속팀을 삼성이라고 밝혔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 “모나미와는 삼성이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이기 때문에 문구 및 프린팅 장비 대여 등을 위해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고 밝혔다. 

 

‘비즈한국’은 승마협회에도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10월 말까지 각종 행사가 있어 상근하는 간부들이 모두 출장 중이다”라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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