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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문화 1부] 가내수공업이 아니라 메이커 문화라구요

실리콘밸리의 씨앗…영메이커 페스티벌에서 만난 사람들

2016.10.24(Mon) 08:32:27

‘메이커’ 문화는 뚝딱뚝딱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보는 것이다. 메이커 문화는 딱히 돈이 되지 않아도 일단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본다. 기존 제품에서 창의력을 더해 나만의 것을 만드는 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종류도 양초, 디퓨저, 가죽제품에서부터 드론, 로봇 등 가지각색이다. 

 

노현철 씨가 참여한 아이들과 드론을 만드는 모습. 사진=LG연암문화재단​ 제공


미국에서는 메이커 문화가 정착한 지 오래다. 차고에서 아빠와 아들이 다양한 물건을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수많은 IT기업이 차고에서 탄생한 것을 보면 이 메이커 문화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의 씨앗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을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라고 하고, 그 과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행사를 메이커 페어(maker faire)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메이커 페어가 열렸다. 많은 사람이 참여했지만, 아직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는 메이커 문화가 정착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비즈한국’은 한국의 메이커 문화를 짚어보고, 아쉬움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가야할지를 짚어본다. 단순히 돈보다는 메이커 문화 이면에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꼭 잡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도 알아본다. 

 

지난 8일과 9일 LG연암문화재단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영 메이커 페스티벌’을 열었다. 기존 메이커 페어보다 더 어린 연령대가 참여해 즐기고 참여하며 배울 수 있는 페스티벌이었다. 기존 제품에 창의력, 기획력을 담아 새로운 제품을 만들거나 손으로 만드는 재미를 알려주는 축제였다. 널리 알리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수많은 인파가 참여했다. 

 

‘비즈한국’이 영 메이커 페스티벌에 참여해 아이들에게 메이커 문화를 전파한 두 명을 인터뷰했다. LG전자에 근무 중인 백미진 씨와 카이스트에서 로봇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노현철 씨다. 이들은 “LG 재단에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 국내 메이커 문화 확산에 기여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노씨와 백씨는 함께 드론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부터 만드는 것까지 전체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드론 해커톤 워크숍을, 이튿날엔 백씨가 아로마 향초를 직접 만들어보는 워크숍을 아이들과 함께 했다. 

 

노현철 씨가 아이들과 만든 드론. 사진=조혜연 씨 제공


먼저 노현철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사과정 6년차 학생 노현철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로봇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 로봇에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했고, 석·박사 과정에서도 로봇공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무인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정교한 3차원 맵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고, 곧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회로디자인 및 개발, 프로그래밍, 다양한 센서시스템 설계 및 데이터 활용 등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드론에 호기심이 생겨서 이런저런 다양한 멀티콥터들을 만들어보고 테스트해보면서 여러 가지 활용방안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요. 

 

“LG전자의 백미진 님을 통해 권유받아서 드론메이커 부스 메인 강사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초중생 수준의 어린 친구들에게 드론을 만드는 법을 상세하게 가르쳐주고 실제로 제작하고 날려보면서 드론을 이해할 수 있게 부스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참여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부스를 차리고 싶은 분은 어느 정도 자기만의 독특하고 실제로 구현 가능한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적이고 재미있으면서 실생활에 쓸모가 있는 아이템이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에도 비슷한 행사에 참여해본 적이 있나요.

 

“지난 여름 학교 내의 영재교육원에서 진행하는 드론 캠프에 메인강사로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드론 제작 관련해서 처음으로 맡은 행사였는데 안타깝게 전체 8개조 중에서 절반 이하의 조만 드론을 날리는 데 성공해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미숙한 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어서 성공률이 낮았던 것 같습니다.”

 

LG 영메이커 페스티벌 입간판. 사진=조혜연 씨 제공


―이번 행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드론은 그 개념조차 전문가만 아는 것이었고, 비싸서 접하기 힘든 취미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당히 핫한 아이템으로 부상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일반인이 선뜻 시작하기 어려운 취미입니다. 이러한 드론을 관심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이론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가르치고 실제로 제작하고 날려봄으로써 정말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행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였는데 아이들과 함께해서 좋았던 점, 어려운 점 등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정말 대단해서 드론 제작이 수월했던 점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잘 만들고자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들이었기에 예상보다 빨리 만들 수 있었고, 모든 조의 드론이 성공적으로 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이라 드론 컨트롤이 미숙하여 다이내믹하게 날려볼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행사에서 부족했던 점이 있다면? 앞으로 이런 행사가 열린다면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드론을 날릴 공간이 좁고 부족했습니다. 당초에 그물을 쳐달라고 요청했지만 그 부분이 안 돼 안전상의 문제가 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아예 넓은 잔디밭에서 날리거나 장소가 좁다면 반드시 그물을 설치하여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만들고 있는 아이들. 사진=조혜연 씨 제공


―이번 행사에 함께한 소감은. 

 

“위에도 언급했듯이 모든 조의 드론이 성공적으로 날았고,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대부분 진지하게 제작하는 모습과 열심히 도와주는 보조강사들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행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계속 강의하고 드론 제작에 신경 쓰느라 다른 부스 구경할 기회가 없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이 행사의 장점을 설명해주세요. 

“일반인이라면 선뜻 접하기 어려운 드론을 모터의 개수와 회전방향, 프로펠러의 형태 등 기본적인 원리부터 이해할 수 있고, 부품 하나하나 조립하면서 실제로 드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접할 수 있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열심히 만든 자기조의 드론이 잘 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는 행사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내년에도 또 행사가 열린다면 더 수월하게 진행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하여 또 다시 참가하고 싶습니다.”

 

백미진 씨와의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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