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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위민원트] 남자의 액세서리, 안경은 힘이 세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 얼굴의 완성은 안경

2016.10.17(Mon) 17:56:08

얼굴이 못생겼다, 잘생겼다를 얘기할 때 우린 주로 눈코입의 생김새를 본다. 하지만 여기에 ‘안경’이 더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안경은 눈코입 생김새를 완전히 바꿔 놓을 정도로 굵고 강인한 선을 얼굴에 긋는다. 사람들은 이 효과를 우스개 소리로 ‘안경 성형’이라고까지 부른다. 안경이 얼굴을 만든다는 얘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영장류는 주로 ‘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눈보다 더 크고, 얼굴 중심에 있는 안경은 그 사람의 인상을 좌지우지한다. 

프랑스의 유명 안경 쇼핑몰인 아이즈플레저의 설립자인 발레리 로슈 카를로티는 ‘You’re so French MEN’이란 책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자와 안경의 절대적인 상관관계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액세서리도 많이 안 하고 화장도 안 하는 남성들에게는 안경도 액세서리에 속한다. 안경은 타인과의 거리를 명확하게 규정해준다. 관대한 안경이 있고, 남을 압도하는 안경이 있다.” 

 

액세서리도 많이 안 하고 화장도 안 하는 남성들에게는 안경도 액세서리다. 사진=Carlotti 페이스북


그의 이론에 의하면 요즘 정치인들이 무테 안경을 쓰는 건, 안경이 주는 이미지(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를 상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과거 루스벨트, 자크 시라크, 오나시스 등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그들은 선이 진한 뿔테 안경을 썼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인들은 대부분 무테 안경을 쓴다. 안경의 역기능이든, 순기능이든 아예 이용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이미지의 시대는 오히려 이런 스타일 비겁자(?)들을 만들어냈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안경의 힘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안경의 힘을 알았다면, 이젠 그 힘을 쓰는 방법을 알아보자. 

안경을 고를 때는 성형외과를 고르는 여자처럼 신중해야 한다. 안경은 그 사람 자체를 대표할 수도 있다. 존 레넌 하면 동그란 올리버 골드 스미스 안경이, 스티브 맥퀸의 페르솔이 떠오르는 것처럼. 안경의 모양, 브랜드, 컬러 등 체크 리스트가 줄줄이지만 태어날 때의 얼굴이 아니라 새로운 얼굴을, 그것도 칼 한 번 대지 않고 바꿀 수 있는 기회인데 이 정도 수고로움이야 할 만하지 않은가.

수많은 책과 전문가들이 안경을 고르는 규칙을 만들어놨다. 하지만 단순한 규칙, 예를 들자면 각진 얼굴은 둥근 안경을 쓰고, 얼굴이 큰 사람은 작은 안경을 쓰지 말라는 식의 규칙은 너무 믿지 말자. 안경은 액세서리다. 당신의 헤어스타일, 패션, 지금의 트렌드 등을 염두에 두고 고르는 것이다. 그러니 안경점의 좁은 거울이 아니라, 전신 거울을 보고 안경도 택해야 한다. 

 

오히려 심리학자가 얘기하는 안경을 쓸 때 주의 사항이 더 솔깃하다. 

‘러브 시그널’ 데이비드 기븐스은 안경을 고를 때 꼭 눈썹을 가리지 않는 것을 고르라고 한다. “눈, 속눈썹, 눈썹이 보내는 감정 신호를 안경이 방해해서는 안된다. 안경테 윗부분은 눈썹 곡선을 따라가되, 눈썹이 위로 올라가면서 기쁨, 인식, 공감을 나타낼 때 이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

 

안경은 그 사람 자체를 대표할 수도 있다. 존 레넌 하면 동그란 올리버 골드 스미스 안경이 떠오르는 것처럼. 사진=존 레넌 페이스북


요컨대 이제 안경을 고를 때 세 가지를 가슴에 새기자. 전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꼭 확인할 것, 트렌드를 감안해 꼭 3년에 한 번씩은 안경 상태를 확인하고 교환할 것, 절대 눈썹이 하는 몸의 언어를 안경이 방해하지 말 것.

 

다시 한 번 발레르 로슈 카를로티의 말을 빌리자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남성들은 대개 안경을 쓰는 게 낫다. 안경은 유혹과 우아함의 상징이다. 게다가 남성들은 화장으로 나이든 것을 감출 수도 없다. 안경을 잘 선택하면 얼굴에서 빛이 나고, 눈동자 색이 살아나며, 다크 서클과 눈가 주름이 감춰진다.”라고 했다. 자, 이제 화장을 시작할 시간이다. 안경과 함께!​ 

김민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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