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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1] ‘여자친구’ 찬양해

2016.09.20(Tue) 15:23:14

생각해보자. 걸그룹이 성공하려면 콘셉트와 음악이 좋거나 미친 듯이 이쁘거나 그냥 운이 좋아야 한다. 1번의 예시는 씨스타다. 팬덤의 음원조공 없이도 무난히 차트 1위는 찍는 음악성을 자랑한다. 2번의 예시는 레드벨벳과 에프엑스다. 음악이 어쨌든 멤버들의 비주얼이 시대정신급으로 폭발하면 성공한다. 3번은 EXID다. 직캠 한 방에 인생이 달라졌다.

콘셉트가 망한 예시론 초창기 걸스데이가 있다. “에브리데이, 걸스데이!”라고 외치는 가수가 ‘각설이춤’으로 기억되는 안무나 추고 있고, 노래도 구렸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달샤벳은 이뻤으나 뒷받침해줄 노래가 없었다. 시대를 뒤흔든 소녀시대, 원더걸스, 투애니원 등은 콘셉트도 좋고, 노래도 좋고, 운도 좋았다. 그러니까 잘되려면 다 좋아야 한다.

   
▲ 아아 찬란했던 옛날이여.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이후 차세대 대형 걸그룹 1순위론 트와이스가 꼽힌다. 그 턱밑에 ‘갓자친구’ 여자친구가 있다. 이들은 순수하게 콘셉트와 음악으로 승부했다. 기획력의 승리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2015년 데뷔한 여자친구는 학생 콘셉트의 3부작을 내세웠다. ‘입학’을 상징하는 <유리구슬>과 ‘방학’을 의미하는 <오늘부터 우리는>, 그리고 ‘졸업’을 의미하는 <시간을 달려서>까지 세 미니앨범의 콘셉트가 통일성을 보였다. 대 걸그룹 시대의 포문을 연 원더걸스 트릴로지보다 콘셉트는 완벽했다. 사실 원더걸스 트릴로지는 콘셉트는 따로 놀았으나 흥행 성적이 좋아서 트릴로지라고 불린다.

   
▲ 그 위대한 시작.

사실, 여자친구 콘셉트는 웃겼다. 2015년에 여아이돌이 난데없이 부르마를 입고 빡센 춤을 췄다. 어느새 잊힌 ‘걸그룹=풋풋한 여고생’이란 콘셉트를 갖고 오더니 노래도 쌈빡했다. <오늘부터우리는>은 스트리밍 횟수가 1억을 넘었고, 메인 보컬 유주가 드라마 OST인 <우연히 봄>으로 좋은 성적을 보였다. 콘셉트만으로 취향저격을 했다면 팬덤에게만 먹히는 걸그룹이 되었을 텐데 노래가 좋으니 대중성까지 확보했다. 상대적으로 코어팬덤이 약한 씨스타에 비해 여자친구는 팬덤은 물론이요 대중성까지 확보한 셈이다. 물론 ‘꽈당’ 영상으로 한국 특유의 노력 감성까지 자극했다.

   
▲ 이걸 꽈당이 살렸다. 사진=유튜브 캡처

사실 음악성으로 승부치는 가수는 대개 코어팬덤의 강렬함이 낮기 쉽다. 씨스타를 생각해보자. 그런데 여자친구는 멤버 개개인의 롤도 남다르다.

엄지는 특유의 애기애기한 목소리로 노래의 맛을 살린다. 키 큰 병풍 소원이는 남다른 비주얼과 비율로 비주얼의 기둥이 되어준다. 은하는 이번 <너 그리고 나>에서 단발로 자른 다음 윙크로 전국의 팬들을 조련했다. 하얀 피부와 볼살로 모찌모찌한 매력을 자랑하는 예린을 빼놓으면 안 된다. 덕후 양산기계다. 유주? 만능이다.

   
▲ 기획력 하나로 승부를 본 걸그룹.

여자친구는 기획의 힘을 절실하게 보여준 예시다. 단순히 이쁘고, 노래 잘하는 것보다 아이돌의 콘셉트기획과 그에 따른 노래 및 안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예시다. 대형 기획사의 물량 공세를 이기려면 니치마켓을 자극하는 콘셉트와 대중성을 가진 노래를 가져와야 한다. 니치마켓으로 코어팬덤을 만들고, 대중성 있는 노래를 만들면 파급력은 알아서 생기기 마련이다.

구현모 필리즘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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