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김미영의 POS] 일본 외식브랜드 속속 진출, 득이 될까 실이 될까

“국내 프랜차이즈 위협” vs “무능한 국내 브랜드 정리”

2016.05.13(Fri) 16:42:48

   
▲ 수제 도시락 전문점 호토모토의 맞춤도시락. 

직장인의 황금 시간인 점심시간. 동료와 함께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며 식당가를 돌던 김은정 씨는 깜짝 놀랐다. 얼마 전 일본 여행에서 맛있게 먹었던 ‘규카츠(화로에 구워먹는 소고기)’ 전문점을 사무실 근처에서 발견한 것이다. 벌써 입소문이 났는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지만 일본에서 감탄했던 그 맛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어 김 씨는 망설임 없이 긴 줄에 동참했다.

스시나 우동, 돈가스, 라면 등을 넘어 다양한 메뉴의 정통 일본 외식 브랜드가 슬금슬금 한국에서 그 세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들어온 일본 음식점 브랜드 수는 대략 20개 안팎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점포수가 많지 않지만 대부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외식 브랜드 중 먼저 한국에 상륙해 4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가츠라’다. 370년 주조역사의 일본 최대 사케(청주) 제조사인 월계관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교토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던 일본음식 및 사케전문점 가츠라를 2000년, 한국에 그대로 가져왔다.

초기에는 한국을 방문한 일본 비즈니스 고객, 일본에서 생활한 해외유학파들이 주 고객이었지만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면서 고객층이 한층 다양해졌고, 조리와 운영 매뉴얼을 체계화하면서 가맹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은 2001년에 상륙해 현재 전국에 70여 개의 직영 가맹점이 영업 중이다. 그 외에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 세계 최대 회전초밥 브랜드인 ‘스시로’와 저가 시스 전문점 ‘갓덴스시’, 스파케티 전문점 ‘고에몬’, 라멘전문점 잇푸도’, 경양식 전문점 ‘만텐보시’, 회전초밥 전문점 ‘사까나야’, 일본 토종 햄버거 브랜드 ‘모스버거’, 카레우동 전문점 ‘코나야’, 주점 브랜드 ‘와타미’ 등 다양한 일본 외식 브랜드가 한국에서 성업 중이다.

   
▲ 모스버거 명동중앙점(왼쪽)과 가츠라 침산점 모습(출처=각사 홈페이지).

이들 브랜드의 매장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2012년 잠실 1호점을 시작으로 2013년 명동 단독매장 등 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모스버거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벌인다. 모스버거는 일본에서 시작해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총 9개국 주요 도시에서 17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수제 버거 브랜드다

동원수산과 일본 플라나스사가 손을 잡은 도시락 전문점 호토모토(YF푸드서비스)도 한국에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플레나스사는 일본에서 매장이 2700여개인 도시락 전문점 호토모토 외에 일본 정식 레스토랑 ‘야요이’, 샤부샤부 전문점 ‘MK레스토랑’을 보유한 대형 외식업체다. 한국에는 지난 2012년부터 서울역, 명동, 선정릉역에 호토모토 직영점 3곳이 운영 중이다.

이상국 YK푸드서비스 대표는 28일 서울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연구하고 신선한 식재료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자신감이 붙으면서 이제껏 미뤄온 가맹사업을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호토모토는 내년까지 100개 이상 가맹점을 개설하고 이후에는 국내 도시락 1위 브랜드인 한솥도시락을 타깃으로 비슷한 수준인 650개 점포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일본 외식 브랜드의 진출에 관련 업계의 표정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로 인해 국내 프랜차이즈는 사업을 축소하고 인력도 감축하고 있는 실정인데 일본 외식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기회로 삼아 세를 확장하고 있다”며 “결국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위협을 받게 됐고,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망하게 생겼으니 누구를 위한 정책인 지 알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전문가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는 자격도 갖추지 못한 경쟁력 없는 브랜드가 너무 많다”며 “경쟁력 있는 일본 외식 브랜드의 진출로 앞으로 무능한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생존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김미영 창업에디터는 《일요신문》 ‘불황 시대 성공 스토리’ ‘창업의 정석’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스타 창업 다이어리’ 등 창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성공 창업자들의 살아 있는 노하우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스타벅스 부럽지 않은 나만의 작은 카페 창업하기』를 발간했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