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직장인 A씨는 요즘 ‘중고 거래’에 빠져있다. 평소에 집 안 구석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던 물건들을 정리하는 동시에 소소한 용돈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가끔 거래 매너가 없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흔쾌히 거래에 응하는 사람들이라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독서광인 직장인 B씨는 한 인터넷서점의 중고장터를 통해 중고책을 거래했다. B씨는 “이미 한 번 읽었던 책들이나 DVD를 갖고 있기에는 집안이 비좁아져서 인터넷서점 중고장터에서 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직접 중고서점을 가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중고책을 사거나 팔 수 있는데, 판매한 수익은 인터넷서점에서 새로운 책을 구매하기도 하고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과거 중고차와 중고명품 등에 한정돼 있던 중고 거래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거래 대상도 많아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4조 원에서 지난 2021년 24조 원으로 6배가량 커졌다. 특히, 지난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국내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의 거래액은 지난 2017년 2조 1000억 원에서 2019년 3조 5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회원 수는 22일 기준 약 1900만 명이다. 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가 중고나라를 이용하고 있다.
저성장과 고물가 등의 경기 침체로 ‘중고품 경제(Second hand economy)’는 우리 시대 키워드가 됐다. 특히, 20~30대의 경우, 중고 거래를 통한 알뜰소비에 적극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중고 거래 관련 카드 결제 규모는 20~30대가 약 6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020년에는 20대의 결제 금액 증가율이 전년보다 68% 늘어나며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젊은 층들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재테크를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동시에 앱테크는 물론 중고거래도 재테크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가치를 부여하거나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물품에는 과감히 소비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중고 거래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구매자의 경우, 원하는 물품이 있다면 충분히 플랫폼에서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검색해 보는 것이 좋다. 시세보다 너무 싼 물품은 가품이 아닌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판매자의 정보를 검색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판매자 연락처와 문의 답변 등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문고리 거래’라고 불리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났지만, 비싼 물건일수록 판매자와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것이 좋다. 만나는 장소도 사람이 많거나 안전한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약 '문고리 거래'만 원하는 판매자라면 물품 인증 사진을 요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판매자라면 물품을 구매했을 때의 영수증이나 인증서를 갖고 있는 것이 판매할 때 좋다. 또 물건을 처음 샀을 때의 ‘풀박(Full Box)’ 상태로 상자나 포장지, 설명서 등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 판매할 때 가치와 거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모든 대화는 플랫폼 내에서의 채팅이나 안전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인 ‘더치트’를 이용해 계좌나 연락처를 검색해 보는 것도 필수다. 과거 사기 거래 여부를 알 수 있어서다.
직장인 C씨는 안 입는 옷을 한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이 단체는 헌 옷을 기부받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C씨는 헌 옷을 기부하고 기부금 명목으로 연말정산 세액 공제를 받는다. C씨는 헌 옷을 기부하고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고, 또 다른 소비자는 할인된 가격으로 괜찮은 옷을 살 수 있어 ‘윈-윈(Win-win)’이다. 의류는 대표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에 이산화탄소 32.5kg가 나온다. 새 옷을 구매하는 대신 중고 거래나 기부로 환경 보호에도 앞장설 수 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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