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카카오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위치한 본사 스페이스닷 부지에 임직원의 ‘워케이션(work+vacation)’을 위한 건물을 짓는다. 현재 업체 한 곳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새롭게 조성되는 건물은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맺은 개발 약정에 따라 청년 인재 육성과 지역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격근무 제도 정착에 나선 카카오가 한발 더 나아가 휴가지에서 일하는 워케이션을 띄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JDC와 제주 본사 부지 개발 약정…‘워케이션·제주 상생’ 위한 공간 계획
11일 건설 및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제주 본사 사옥 스페이스닷원 인근에 위치한 스페이스닷키즈 어린이집과 유휴 부지에 건물 설립을 위한 설계 절차에 들어갔다. 건립 예정지는 제주시 영평동 인근 부지로 제2사옥인 스페이스닷투 맞은편이다. 최근 대형 건축사가 건물 설계를 맡았다. 현재 기본적인 도면화 과정까지 마친 상태로 사업 초기 단계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카카오 임직원의 워케이션 오피스로 활용될 예정이다. 워케이션 오피스, 지역 연계 공간 등의 구상안을 토대로 본격 설계 작업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휴양지에서 원격 근무를 한다는 의미로,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와 달리 이동의 자유가 있다는 게 특징이다. 카카오는 이미 근무 장소에 제한을 두지 않아 현재도 신청을 하면 제주도에서 근무할 수 있는데, 워케이션 오피스가 문을 연 후에는 임직원들이 제주로 여행을 떠나 업무를 보는 문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계열사의 한 직원은 “회사에 미리 알린 후 제주에서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다. 제주에 워케이션 장소가 만들어진다면 여행 중에도 쾌적하게 업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구상은 카카오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맺은 협약에서 시작됐다. 카카오와 JDC는 제주 지역 발전과 인재 육성 목적으로 스페이스닷 부지를 개발한다는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카카오는 JDC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데이터센터를 신축하는 업무협약도 맺었는데 여기에는 본사 실내외 공간을 리모델링해 제주도민과 일반인에게 전면 공개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영평동 부지 일대에 워케이션 오피스 외에도 지역 청년 인재 양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JDC와의 개발 약정을 토대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JDC와 긴밀한 협의 하에 상세 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IT 업계 ‘자율 재택’ 경쟁…워케이션 당기나
스페이스닷 부지는 도심에서 떨어져 주변이 자연으로 둘러 싸인 조건을 갖췄다. 기존의 스페이스닷키즈 어린이집은 대지면적 2만 8117㎡(2455평)에 건축면적 1467㎡(443평) 규모로 2014년 2월 준공된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다. 카카오 계열사 직원 자녀들 50여 명을 보육하는 직장 어린이집으로 제주의 ‘오름’을 연상케 하는 형태다.
최근 IT 업계에는 재택·원격근무 바람이 불었다.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다퉈 완전 재택근무를 포함한 자율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카카오는 7월 초 전면적인 상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간 재택근무제를 시행했는데 ‘코로나19와 상관없이’ 계속 재택근무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집중 근무시간을 가지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부서원들 간 상시 음성연결, 주 1회 대면회의를 권장한다. 이와 별도로 금요일마다 격주로 쉬는 ‘놀금’ 제도도 도입했다.
네이버는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 형태와 원격 기반 5일 근무 중 하나를 자율 선택에 맡기는 ‘커넥티드 워크’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워케이션을 제도로 도입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일본 도쿄, 강원 춘천 등 국내외 거점 도시에서 매주 10명, 한 달 40명의 직원을 추첨해 최대 4박 5일간의 워케이션을 지원한다. 일본 도쿄 워케이션 일정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미뤄졌지만 추첨에서 당첨된 직원 10명이 춘천 연수원으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워케이션 실험에 돌입한 셈이다.
두 기업은 IT 업계 특성상 유연한 근무조건이 업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 자율 근무를 강화하는 흐름을 만들고 있다. 카카오의 이번 개발 계획도 IT 업계의 관심이 재택근무의 진화형인 워케이션으로 옮겨간 것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제주 지역 발전 및 인재육성을 위해 스페이스닷의 부지를 개발하기로 한 JDC와의 약정을 토대로 해당 부지를 워케이션 오피스, 지역 상생 프로그램 운영 공간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직원 복지뿐만 아니라 청년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거점으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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