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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뒷좌석 공간의 끝판왕을 보여주마, 볼보 S90 B5

휠베이스 120mm 늘려 세그먼트 체급 뛰어넘어…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적용

2020.09.10(Thu) 19:47:48

[비즈한국] 볼보자동차가 2016년 S90(에스나인티)를 출시한 후 4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휠베이스를 크게 늘리고,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등 부분변경 이상의 변화를 주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7월 13일 신형 S90을 공개하고 사전예약을 받았는데, 9월 7일까지 3200대가 계약됐다. 신형 S90에 대해 7가지 키워드로 분석해 보았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4년 만에 S90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다. 사진=우종국 기자


#매력 포인트-①광활한 뒷좌석 다리 공간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S90의 뒷좌석에 앉으면 1열 시트가 한참 앞쪽에 있는 것에 놀라게 된다. 기존 모델 대비 전장(앞뒤 길이)이 125mm 늘어나면서 5m가 넘는 차(5090mm)가 되었는데, 늘어난 길이 중 120mm가 휠베이스(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를 늘리는 데 사용됐다. 그 결과 휠베이스는 3m가 넘는 3060mm다.

 

뒤좌석 다리 공간은 말 그대로 광활하다. 사진=우종국 기자


원래도 큰 차였는데, 작정하고 휠베이스를 늘려 놓았다.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전륜구동이라는 부정적 인식에 대해 볼보가 작정하고 답을 내놓은 것처럼 여겨진다. 가격 때문에 볼보코리아는 S90의 경쟁 모델을 E 클래스, 5 시리즈(BMW), A6(아우디)로 소개하지만, 뒷좌석 다리 공간의 확보라는 면에서는 상위급에 해당한다.  

 

#매력 포인트-②생각보다 편리한 스크린 조작부

 

사소하지만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무선충전의 편의성이다. 자동차 내부의 무선충전 패드는 대부분 휴대폰 케이스를 끼면 작동이 되지 않아, 케이스를 벗기고 올려둬야 한다. 별 것 아니지만 매번 그렇게 하다 보면 무선충전 패드보다는 USB 케이블을 이용하게 된다.

 

기자의 전화기는 실리콘 케이스가 씌어져 있고, 케이스 안쪽에는 자석식 거치대를 위한 얇은 철판도 붙어 있다. 그럼에도 무선충전 패드에 올려둔 전화기는 충전이 되었다. 주행 중 앞뒤로 살짝 움직여도 무리 없이 충전이 되었다. 충전 범위를 벗어나면, 센터패시아 화면에 ‘무선충전이 해제됐다’는 안내가 떴다. 충전되는 줄 알았는데 내릴 때 충전이 되지 않아 낭패를 겪을 일은 없을 듯하다.

 

스크린 조작부의 편의성은 좋은 편이다.사진=우종국 기자


최근의 전동화 추세에 따라 에어컨 및 시트 통풍·열선 조작까지 모두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 있는데, 예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 에어컨 및 시트 통풍·열선 조작부는 화면 아래 일정한 자리를 늘 차지하고 있어 필요할 때마다 직관적으로 조절이 가능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소개할 때 “걱정 마시라, 당신은 언제든 홈화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홈화면 스위치를 설명했는데, 볼보의 스크린 조작부에는 홈화면 스위치가 있어 안심할 수 있다. 홈화면 스위치를 누르면 내비게이션, 미디어, 전화기, 음향설정의 4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돌아간다. 단, 내비게이션의 편의성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매력 포인트-③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최근 핫한 이슈인 ‘48V(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시스템이 들어간 모델은 새롭게 ‘B’라는 모델명을 갖게 된다. 시승차는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로 ‘B’가 들어갔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엔진의 힘을 보조하는 전기모터가 들어가지만, 모터 자체의 동력으로 주행하지는 못하는 것을 말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신규 적용되었다. 사진=우종국 기자


최근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특징은 스타트 모터를 없애고 하이브리드용 전기모터가 시동에 사용된다는 점이다. 멈춰 있는 크랭크축과 피스톤을 움직이려면 강한 토크가 필요해 불쾌한 시동 모터 소음을 견뎌왔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엔진 멈춤 상태에서 항속주행 중일 때의 엔진 상태로 바로 연결되므로 시동 시의 불쾌감이 사라졌다. 

 

#매력 포인트-④반자율 주행의 편리함

 

시승 코스는 여의도 선착장에서 올림픽대로를 거쳐 인천공항고속도로를 통해 영종도까지 이어졌다. 올림픽대로에서 정체 구간을 맞게 된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차가 슬슬 기어가다 보면 운전자의 기분과 체력도 급속히 저하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을 켜 두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에서 발을 떼고 있으면 차가 알아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주행한다.

 

운전석 디스플레이는 풀 LCD 화면이다. 사진=우종국 기자


영종도에서 여의도로 돌아오는 길,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리다 올림픽대로에서 정체를 만났다.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에 차를 맡기고 멀리 보이는 북한산 자락을 보고 있으니 고배기량의 머슬카보다 이게 진정 프리미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의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으니, 마냥 바라보면 안 되고 살짝살짝 봐야 한다. 다만 이 기능은 국내 메이커가 국내 지형에 더 최적화되어 있다.

 

차선 유지 기능은 비교적 차선 중앙을 잘 유지했지만, 빠른 속도로 굽은 길을 지나거나 느린 속도라도 많이 굽은 길을 지날 때는 차선유지기능이 꺼져 버렸다. 쭉 뻗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면 편리할 듯하다.  

 

#매력 포인트-⑤내장 컬러의 조화로움

 

인스크립션 트림에 적용된 베이지 컬러의 시트는 대시보드의 짙은 무광택 나무결과 어울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북유럽 디자인’,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으로 보통 표현되는 이미지다. S90뿐 아니라, 볼보 전 차량에서 ‘인스크립션’ 트림에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컬러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들이 화려함을 콘셉트로 꾸며졌다면, 볼보의 차들은 꽉 짜인 비례감 자연 친화적인 색감 중심으로 꾸며진 느낌이다. 볼보는 이를 ‘스웨디시 럭셔리’로 표현한다. 

 

키의 색상이 독특하다. 사진=우종국 기자


홍보물에 나오는 아이보리색 시트가 더 좋아 보이지만, 이는 ‘T8 리차지 AWD 인스크립션’에서 선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밝은 색이 예뻐보이긴 하지만, 청바지를 입고 부담 없이 타려면 약간 짙은 베이지가 무난할 것이다.

 

#반감 포인트-①전륜구동의 한계

 

전륜구동의 장점은 심플한 운전감이다. 대개의 한국 운전자들이 전륜구동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볼보 차들을 모는 데 이질감이 없다. 부드럽게 가속되고 부드럽게 서고, 그러면서도 배기량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다. 통상적인 도로주행에서 힘이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S90의 경우 휠베이스를 3m 이상 늘려놓다 보니 후미의 무거움이 느껴진다. 볼보는 지난해부터 승객 안전을 위해 판매하는 모든 차의 속도를 시속 180km에 잠금(lock)을 걸어두었다. 휠베이스가 길어진 S90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고속 코너링의 한계를 만날 일이 거의 없어졌다.

 

후면부 램프 디자인도 변경되었다. 사진=우종국 기자


휠베이스를 늘린 김에 전 모델에 AWD(All Wheel Drive, 4륜구동)를 적용하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더 비싼 ‘S90 T8 리차지 AWB 인스크립션’은 4륜구동이 적용된다. 플랫품이 4륜구동을 지원하고 있으니 향후 낮은 트림에서도 적용 내지 선택 가능하기를 기대해본다.

 

#반감 포인트-②중국 생산에 대한 편견

 

S90의 전 세계 물량은 전부 중국에서 생산된다. 애플 아이폰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이상 중국에서 생산했다고 해서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된 바 없다. 오히려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경우 ‘올려치기’를 한 뒤 조기퇴근 하는 관행보다 규율이나 근면성이 나을 수도 있다. 다만 중국산이라는 데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 볼보의 타 제품에 비해 감가율이 높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B5 인스크립션 트림에는 19인치 255/40R 타이어가 적용된다. 사진=우종국 기자


이에 대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기자님 얘기처럼 아이폰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품질 이슈는 없다. 볼보 내 타 차종에 비해 감가율이 높을 순 있지만, 다른 브랜드 세단에 비해선 여전히 감가율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볼보자동차코리아


※시승은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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