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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코로나 쇼크' 합병으로 돌파,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

15년 만에 지주사 체제 종료 선언 …이기형 회장 "경영 효율성 강화 및 주주 가치 제고"

2020.05.14(Thu) 16:47:22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산업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두 업종을 꼽으라면 여행과 공연이다. 반대로 수혜 업종도 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유통업이 그렇다. 그런데 온라인 유통업체이면서 여행과 공연이 주력 분야인 기업이 있다. 인터파크다. 인터파크의 근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인터파크홀딩스가 자회사인 인터파크와 합병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인터파크홀딩스는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이 4월 합병 발표 후 잇달아 주식을 매수한 것에 이목이 쏠린다.

 

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회장. 사진=인터파크홀딩스 제공

 

 

이기형 회장은 업계에서 국내 인터넷쇼핑몰 사업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1963년생인 이 회장은 1987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를 졸업하고 1989년 삼성SDI에 입사했다. 2년 뒤 데이콤으로 회사를 옮기며 멀티미디어와 인터넷 분야를 담당했다. 


이 회장이 인터파크와 인연을 맺은 건 1995년. 이 회장이 기획한 쇼핑몰 사업 아이템이 데이콤의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인 ‘소(小)사장제’에 선정되면서다. 그 후 이 회장은 1997년 ‘데이콤인터파크’라는 이름으로 기업을 분리 설립했고, 1999년 우리가 알고 있는 인터파크로 사명을 변경함과 동시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 

 

#15년 만에 지주사 방식 철회…급한 불은 껐다

 

인터파크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건 2006년이다. 인터파크는 당시 쇼핑몰, 도서, 엔터테인먼트, 여행 사업을 (주)​인터파크쇼핑, (주)​인터파크도서, (주)인터파크ENT, (주)​인터파크투어까지 4개 회사로 물적분할했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2년 만에 자회사 통합에 나섰다.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철회하진 않고, 지주사였던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인터파크ENT가 합병해 인터파크INT로 신규 출범했다. 2015년 인터파크가 인터파크홀딩스로 인터파크INT가 인터파크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인터파크홀딩스 아래 (주)​인터파크와 (주)​아이마켓코리아 두 회사가 종속기업으로 있는 지배구조가 마련됐다. 

 

인터파크홀딩스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터파크와의 합병 계약을 처리하면서 15년 동안 이어온 지주사 체제를 청산했다. 양 사의 합병은 인터파크홀딩스가 인터파크를 흡수하는 형태다. 인터파크 주식 1주당 인터파크홀딩스 주식 2.463주로 보통주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 합병 후 인터파크홀딩스는 상호가 인터파크로 변경되며 합병기일은 7월 2일이다. 합병 반대 주주는 6월 2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

 

인터파크홀딩스는 이번 합병으로 급한 불을 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인터파크홀딩스의 재무 및 실적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홀딩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5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저조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2019년 1분기보다 59% 감소한 44억 6000만 원을 기록했다. 

 

합병이 반가운 건 인터파크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전반적인 호황을 누린 것과 달리 인터파크는 오히려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의 70%를 공연·​투어·티켓 사업이 차지하기 때문. 인터파크는 7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064억 원, 영업손실은 1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문제는 2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 인터파크 측은 “당사뿐 아니라 여행·​항공·​문화계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주 배정 없다…‘지분율 회복·기업 가치 제고’ 위해 인터파크 주식 매입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인터파크홀딩스가 본사의 인터파크 지분율 67.82%와 인터파크가 보유한 자사주만큼 신주를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인터파크는 최대주주 지분이 높아 주식들이 활발하게 유통되기 어려웠다. 지주회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회사 지분을 40%(상장회사 20%) 이상 소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터파크홀딩스는 외국인·기관투자자 등을 유인해 투자 여건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파크홀딩스 관계자는 “일반 주주들로부터 전반적으로 자사의 유통 주식 물량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동시에 최근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우리 주식이 주주들의 관심사였을 텐데 그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번 합병으로 유통 주식 물량을 늘려서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평가에 어울리는 성적을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 역시 13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인터파크홀딩스·인터파크 합병으로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 새롭게 출범하게 될 합병법인은 효율적으로 자원을 운영하고 의사결정 구조 일원화를 통해 대내외적인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 이와 함께 인적·물적 자원을 증대시켜 중장기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형 회장은 4월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만 이렇게 될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소폭 희석된다. 이를 인지한 듯 이 회장은 4월 한 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인터파크홀딩스 주식을 매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4월 13일 5만 주, 4월 23일 8만 5000주, 4월 29일 3만 주 매수를 알렸다. 현재 이 회장의 주식 수는 총 2116만 5000주로 전체 지분 가운데 36.13%를 차지하고 있지만, 합병 후 약 26%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20% 중반 정도면 보편적으로 경영권 유지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 경영권에 타격이 있을 정도로 이 회장의 지분율이 낮은 건 아니지만 합병으로 지분율이 10% 이상 떨어졌기 때문에 이를 어느 정도 회복하기 위해 ​이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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