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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광명역처럼?' 지방 KTX 역세권 평가의 기준

수도권 이외 지역은 출퇴근족 이용 적어 수도권만큼 프리미엄 주는 건 위험

2018.11.26(Mon) 10:50:33

[비즈한국] 지방 KTX역 개발 이슈가 종종 매스컴에 등장한다. 철도 교통망이 발달하지 않은 지방의 경우 KTX역이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지역 부동산에서 큰 프리미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KTX역이 부동산 호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변 개발과 시너지를 낼 수 없다면 큰 메리트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방 KTX역 개발 이슈가 종종 매스컴에 등장하는데, KTX역이라고 해서 다 부동산 호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진=이종현 기자


KTX광명역 주변은 천지개벽이라는 평가가 들릴 정도로 지역 개발이 활성화됐다. 인근 신규 아파트의 분양도 성공적이고 프리미엄도 크게 상승했다. 주거시설뿐만 아니라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복합쇼핑몰 등 대형 상업시설도 개발됐다. 여기에 연계 교통망도 추가될 예정이다. 경기 안산, 광명,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 등의 개발이 확정됐다. 

 

이러한 대규모 주거시설, 상업시설, 추가 전철역 개발사업 등은 광명역세권 지역의 시세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모든 역세권이 KTX광명역 수준으로 개발될 수는 없다. 수도권 이외의 지방 KTX 역세권에 대한 프리미엄은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

 

부동산 입지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통, 교육, 상권, 환경, 네 가지다. 부동산 분석 시 네 가지 요인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역에 따라 항목별 중요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네 가지 요소 중 교통의 편리성이 가장 중요하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 중에는 교통보다 교육환경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많다. 특히 대구, 대전, 광주 같은 광역시는 교통 프리미엄보다 교육 프리미엄이 더 중요하다. 단적인 예로 대구에서는 교통 환경이 가장 우수한 중구보다 학군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수성구의 시세가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지방은 교육’이라는 공식으로 교통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요소보다 그 지역의 시세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뿐이다. 때문에 역세권 개발 전망을 할 때도 교통 환경의 중요도는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KTX역의 대규모 개발 여부는 출퇴근, 일자리 노선에 큰 영향을 받는다. 역세권의 가치가 높아지려면 이용 승객이 많아야 하는데, 업무 이용객이 많으면 고정 인구를 확보할 수 있다. 

 

서울에 있는 서울역, 용산역은 업무를 위해 찾는 이용자 수가 많기 때문에 큰 규모로 개발됐고 많은 시설이 함께 개발됐다. KTX천안아산역도 삼성전자 등 업무적 고정 이용 고객이 많아 지방의 다른 역보다 큰 규모로 개발됐다. KTX광명역 역시 일자리가 많은 서울 영향권이라 역세권의 중요도가 지방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수도권 지역은 서울 및 수도권보다 역세권의 중요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고정적인 업무상 이용 고객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 역세권 개발 규모를 추정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투자할 때 서울 및 수도권처럼 KTX역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 안 된다. KTX역이 들어서는 것은 분명한 호재지만 수도권 역세권만큼 프리미엄 가치를 주는 것은 위험하다. 

 

KTX광명역에는 서울시의 확장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 서울 지역의 KTX역은 서울역, 용산역뿐이라 서울 남부 지역에서 KTX를 이용하려면 광명역을 이용해야 한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남부 지역도 광명역을 이용한다. KTX광명역은 서울 KTX역과 다를 바가 없다. 이용 고객이 많을 수밖에 없고, 역사와 더불어 주변 지역에 주거, 상업, 업무 등 여러 부동산 시설이 함께 개발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광명역세권을 보고 지방의 역세권 개발도 무조건 잘될 것으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 이용 수요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방 KTX역세권 개발의 가장 큰 장벽은 입지다. 경상북도 경주시의 KTX신경주역은 경주 시내와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도심 지역과 멀어진 역세권은 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울, 수도권은 역사가 들어서면 이용 인구와 거주 인구도 증가하니 주변에 여러 시설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지방 역사는 대부분 도심과 떨어져 있어 개발 후에도 활성화가 어렵다. 핵심 지역과 연계성이 떨어지면 역세권의 의미도 낮아지게 된다.

 

지방 역세권 분석 시 또 하나의 주의점은 역 자체의 이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 전라북도의 KTX역은 익산이 유일했다. 타 지역에서 전라북도의 가장 큰 도시인 전주로 이동하려면 KTX익산역에 내린 뒤 별도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했다. 지금은 전주에도 KTX가 정차한다. 이용고객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지속적으로 전주행 KTX 편수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익산 지역은 KTX 효과로만 투자해서는 안 된다. 최근 분양이 성공적이었던 전주시 에코시티는 KTX전주역과 가깝다. 에코시티가 활성화되면 전주 KTX는 증편될 수밖에 없다.

 

지방 역세권 이용 규모는 수도권과 차이가 크다. 대도시 이용 고객이 고정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입지라면 역세권 개발을 염두에 둔 부동산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서울시 내 지하철 9개 노선의 프리미엄이 모두 다르듯 KTX 역세권별 추가 개발 가능성, 그에 따른 미래가치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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