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들은 저마다의 전략을 세우면서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험생 각자의 목표는 다르지만 어떤 전략이건 원서접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 대학교 원서접수 대행업체는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사어플라이 두 곳이 있다. 수험생이라면 두 사이트 중 하나를 통해 원서를 접수한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대학입시가 끝나면 대학교에는 건물 지을 돈이 생긴다’는 우스개가 돈다. 대학교 원서 접수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접수료 중 5000원가량은 대행업체가 챙기기에 유웨이와 진학사 입장에서도 입시철이 중요한 건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유웨이와 진학사 외에도 여러 원서 대행업체가 있었지만 유웨이와 진학사와의 경쟁에 뒤처져 폐업의 길을 걸었다. 대학교들과 대행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두 회사에 비해 계약을 맺은 대학교가 적은 게 주요 원인이었다. EBS도 과거 원서접수를 대행했지만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아 2007년 이후 원서 대행을 하지 않는다.
2013년 8월 교육부는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대학입학지원을 총괄하는 대학입학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그 안에 대입전형 종합지원시스템을 운영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며 “학생, 학부모의 원서접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해 부담을 경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유웨이와 진학사는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 정부가 원서접수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회사 분할 및 회사명 통일을 강압적으로 요구했다”며 “우리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 권리인 재산권까지 포기하면서 이에 따랐다”고 항의했다.
결국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16년도부터 ‘공통원서접수시스템’을 도입했다. 수험생들이 통합회원으로 가입하면 유웨이와 진학사에 동시 가입되며, 원서를 한 번만 작성하면 입학을 원하는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유웨이나 진학사를 거치지 않고 각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지원해도 되지만 대부분 수험생들은 한 곳의 대학교만 지원하지 않기에 편리성이 떨어진다.
# 유영산 유웨이중앙교육 대표
1966년생인 유영산 유웨이중앙교육 대표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를 취득, 유통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실패 후 미국에 잠시 거주하면서 온라인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유 대표는 1999년 ‘대학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유웨이를 설립, 대학교들과 원서접수 대행계약을 맺으면서 당시 생소하던 인터넷 원서지원 분야를 개척했다.
2005년 6월 유웨이는 에듀토피아중앙교육과 합병, 유웨이중앙교육으로 탄생했다. 현재 유웨이중앙교육의 주요 사업은 교육평가, 교재·교과서출판, 입시정보·컨설팅, 해외교육 등이 있다. 교육평가는 교육청의 학력평가, 중학교 반배치고사 및 고등학교 신입생선발고사 문제 용역 등을 담당하는 분야로 메가스터디 강사 출신 이만기 씨가 교육평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유 대표는 2011년 2월 교과서 전문 출판사인 중양교육을 설립했다. 중앙교육은 2016년 매출 40억 원, 영업이익 3억 원을 거둬 출판사치고는 높은 실적을 거뒀지만 2017년 실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유 대표는 해외 사업에도 관심을 갖는 듯하다. 유웨이중앙교육은 해외연수, 해외인턴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유웨이미국, 유웨이북경, 유웨이말레이시아 등 해외 법인을 설립해 현지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실적은 좋지 못하다. 유웨이중앙교육은 2014년 4월~2015년 3월 매출 50억 원, 영업손실 24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5년 3월~2016년 4월 매출 25억 원, 영업손실 9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실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대학원서접수는 유웨이중앙교육의 자회사 유웨이어플라이에서 담당한다. 높은 입시열 때문인지 유웨이어플라이는 2017년 4월~2018년 3월 매출 169억 원, 영업이익 6억 원을 거둬 모회사인 유웨이중앙교육보다 좋은 실적을 보였다.
# 신원근 진학사 대표
1966년생인 신원근 진학사 대표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졸업 후 삼성생명과 해진무역에서 직장생활을 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2000년 퇴사하고 원서접수 기업인 ‘어플라이뱅크’를 설립했다. 2001년에는 진학기획으로부터 진학닷컴을 인수, 어플라이뱅크의 사명을 진학어플라이로 변경했다. 2002년에는 진학사로 사명을 다시 변경했다.
초창기 진학사는 평범한 입시대행업체 중 하나였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서 진학사 모의 지원 합격예측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진학사의 위상이 점차 높아졌다. 현재도 진학사가 제공하는 입시 분석 자료나 설명회는 인기가 높은 편이다.
진학사도 유웨이와 마찬가지로 출판업에 진출했다. 유웨이가 교과서를 전문으로 출판한다면 진학사는 중고등 참고서를 주로 출판한다. 대표적인 참고서로는 ‘블랙라벨 시리즈’ ‘단호박 시리즈’ ‘통큰 기출’ 등이 있다.
진학사의 실적은 유웨이보다 좋은 편이다. 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 158억 원, 영업이익 44억 원을 거둔 데 이어 2017년 4월~2018년 3월엔 매출 151억 원, 영업이익 36억 원을 거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실적이 하락세인 점은 불안요소다.
신 대표는 진학사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기업으로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해 좀 더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성장이 있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고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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