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스웨덴 상용차 브랜드 스카니아(Scania)가 10일 인제 스피디움에서 언론 대상 론칭 행사를 가졌다. 시승 행사를 통해 기자단은 대형트럭을 몰고 경주용 트랙을 돌아볼 수 있었다.
1891년 설립된 스카니아는 트럭, 버스, 대형엔진 등을 제조·판매하는 글로벌 회사다. 현재 폭스바겐그룹에 속해 있다. 100여 개 나라에 진출해 있고, 1000여 개의 판매지점과 1700개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선 1967년 처음 판매를 시작했으며 1986년에는 아시아자동차와 기술협력 및 독점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1993년 애프터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스카니아코리아 지점이 설립됐고, 1995년 스카니아코리아 법인을 설립했다. 1999년 아시아자동차가 기아자동차에 합병되면서 스카니아코리아는 1998년부터 직접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1만 8200대다.
지난해 스카니아는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604대를 판매했다. 볼보 822대, 만 610대에 이은 3위다. 메르세데스-벤츠가 456대, 북기은상이 239대로 뒤를 잇는다.
스카니아의 트럭은 컨테이너 등 최대 45톤(차량 무게 포함)을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대형이다. 배기량은 1만 2742cc, 1만 6353cc다. 최대토크는 219~385kg·m로 승용차의 10배 이상이다. 가격은 1억 6000만~2억 3000만 원대다.
‘올 뉴 스카니아’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제외하면 스카니아가 20년 만에 새롭게 내놓는 모델이다. 2016년 파리에서 첫 선을 보인 모델로 엔진·변속기과 프레임 형상, 내·외관을 모두 새롭게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스웨덴 본사에서 에릭 융베리(Erik Ljungberg) 수석부사장, 크리스토퍼 한센(Kristofer Hansen) 스타일링 및 산업디자인 총괄이 참석해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스카니아가 신차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우는 것은 업계 최초 사이드에어백이다. 대형트럭은 무게중심이 높은 데다 무거운 짐을 싣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전도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운전자의 머리는 중력의 작용으로 옆 창에 부딪히기 쉬운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스카니아에 따르면 사이드에어백 덕에 전도 사고 시 사망률이 25%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둘째는 개선된 연비다. 전승원 스카니아코리아 세일즈&마케팅 부문장은 “고객 평균 월 연료비로 500만~700만 원을 소모하는데, 5~10%의 연료소모 감소를 통해 월 25만 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연간으로 따지면 300만 원, 5년이면 1500만 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V8(8기통) 모델의 경우는 월 70만 원, 연 840만 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앞바퀴 축이 이전 모델 대비 50mm 앞으로 전진해 조향성이 개선됐고, 브레이크 성능이 향상돼 시속 80km에서 급정거 시 제동거리가 2m 줄었다. 스카니아 최초로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고, A필러의 굵기가 축소돼 전방시야가 좋아졌다. 기술적으로는 전면 개폐 해치의 면적이 넓어지고, 엔진오일 필터 교체가 용이해지는 등 전반적으로 정비성이 개선됐다.
시승차는 라인업별로 10대가 마련됐다.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S650 V8’를 비롯한 S시리즈 3대, 그 아래급인 R시리즈 3대, 가장 낮은 급인 G시리즈 3대다. 시간이 촉박해 모든 차량을 타볼 수는 없었고, 기자는 ‘G450 노멀 모던’을 시승했다. 가격으로 치면 10대 중 8번째다. 최상위급인 V8 모델을 시승할 기회는 없었으나, G시리즈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 급이므로 일반 고객의 입장에서 시승한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G시리즈는 위급의 S·R시리즈와 달리 운전석 위치가 낮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을 센터터널이 차리한다. 반면 S·R시리즈는 전체적으로 전고가 높고 운전석 위치도 높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가 모두 평평한 바닥이다. S·R시리즈 실내의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는 207cm로 실내에서 선 채로 움직일 수 있다. 운전석 뒤에는 간이침대가 마련돼 있는데, 이는 동급의 트럭에서는 공통적인 것이다. S·R시리즈에는 냉장보관함도 있다.
운전석에 앉으니 수많은 버튼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이드미러가 6종류라 복잡해진 것일 뿐 기본적으로 자동차와 같기 때문에 금방 적응이 된다. 덩치와 걸맞지 않게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 뒤 레버를 돌리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세단의 와이퍼 조작 스위치 위치다.
주차브레이크를 해제하고 ‘D’ 모드로 변환한 뒤 가속페달을 밟았다. 무게 때문인지 세단처럼 즉각적인 반응은 아니다. 시승 전 주최측이 안전을 강조한 나머지 시속 50km 이상을 내기는 어려웠다. 경주용 트랙이라 곡선주로의 각도가 급격하기 때문에 좀체 속도를 낼 일도 없었다. 속도보다는 승차감을 느껴보라는 의도가 컸다.
대형트럭은 바퀴에 달린 서스펜션 외에도 운전공간과 프레임이 연결되는 4가지 접점에 ‘캡 서스펜션’이 별도로 장착된다. 승차감이 거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부드러웠다. 엔진소음 및 주행소음도 웬만한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정도 수준이었다. 스카니아 측은 “고객은 한 번 일감을 받으면 거의 24시간 차량 안에서 지내므로 승차감과 거주성을 예민하게 따진다”고 말했다.
시트의 안락함은 인정할 만했지만, 승용차가 아니므로 가속과 브레이크가 거친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일반적인 자동차와 달리 브레이크 대신 ‘리타더(retarder)’라 불리는 레버로 속도를 줄이면서 운전할 일이 많았다. 소프트웨어로 엔진출력을 낮추는 것으로 일종의 엔진브레이크 역할이다.
동승한 스카니아코리아 직원은 “브레이크를 써도 동일하지만, 그러면 브레이크(패드·디스크)가 소모되기 때문에 리타더를 사용해 부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뉴 스카니아’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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