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공유 매칭 플랫폼, 수수료만 '공유' 분쟁은 나몰라라?

[비즈한국] 재능 공유 매칭 플랫폼 ‘​숨고’​​를 통해 만난 전문가에게 인테리어를 의뢰한 A 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그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상처만 남은 숨고 후기’를 전했다. A 씨는 상가 인테리어 중 바닥 공사를 위해 ​ ‘​숨고’​​를​ 통해 전문가를 구했다. 그러나 바닥면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시공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클레임을 걸었다. 그 전문가는 A 씨의 환불 및 철거 요구를 거부했고, 연락도 끊어 버렸다. 

A 씨는 ‘​숨고’​​​에 연락했으나 ‘​숨고’​​​는 전문가의 인적사항이 제대로 등록되어 있지 않으며 “자신들은 소개만 해주는 서비스라 직접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A 씨는 “​플랫폼은 소개받은 고수가 내놓은 서비스에 하자가 있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한다. 플랫폼은 중간에서 수수료만 가져가고, 소비자가 받을 피해와 분쟁을 나몰라라식”​이라며 플랫폼의 대응 태도를 지적했다.

# 대부분 스타트업…SK텔레콤 ‘히든’​ 7개월 만에 접어

공유경제의 시대, 재능 공유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재능 공유 플랫폼 스타트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온라인을 통해 각 분야의 재능과 기술을 가진 소상공인과 프리랜서, 전문가 등 재능 판매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광고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서비스를 홍보하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플랫폼의 한계 또한 지적된다.​

국내 재능 공유 서비스 플랫폼은 ​대부분 ​스타트업이다.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재능 공유 시장에 뛰어든 SK텔레콤은 2016년 11월 재능기반 소셜 플랫폼 ‘히든’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2017년 6월 조직 재편을 이유로 7개월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대기업의 재능 공유 시장 진출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세계 재능 공유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44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국내 시장 규모 또한 2027년 최대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능 공유 시장의 성장과 함께, 관련 사업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는 추측이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식·재능 공유 서비스 업체들의 불공정 약관에 시정을 명령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공유 서비스 시장의 공정한 거래문화 확립을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 

(주)사람인HR, (주)브레이브모바일, (주)온오프믹스를 비롯해 공정위에 심사 대상 업체로 선정된 14개 사업자는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해당 조항을 스스로 시정했다. 자진 시정한 8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은 광범위한 사업자 책임 면제를 비롯해 회원 저작권의 사업자 귀속, 손해배상 제한 등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개 사업자들은 서비스를 매개로 한 거래 등에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해당 약관 조항은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무조건 배제하고 있어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며 “앞으로도 공유 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거래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시정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대표 플랫폼 ‘숨고’​, 이용자 늘면서 고수, 요청자 양쪽 모두 불만 제기

대표적인 국내 재능 공유 플랫폼인 (주)브레이브모바일의 ‘숨고’는 2015년 10월 출시 후 2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 2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벤처투자업체 본엔젤스로부터 4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올해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와이콤비네이터 및 9개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1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세만큼 이용자들의 불만 사례 또한 늘고 있다. ‘숨고’의 특징은 이용자가 무료로 재능 판매자인 ‘고수’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고수’는 요청을 받으면 ‘숨고’에 일정 금액을 결제하고 받는 ‘크레딧’으로 견적서(견적서 1건당 1000원 수준)를 고객에게 보내 채택되어야 한다. 이에 일부 ‘고수’들은 장난성 요청이나 정보가 명확하지 않은 사용자로부터 요청을 받아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는 등 ‘크레딧’을 낭비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숨고 측 관계자는 “요청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분 소요될 만큼 상세한 내용을 입력해야 하고, 최종적으로 휴대폰 인증을 거쳐야 한다. 요청서 작성은 무료지만, 상식적으로 단순 장난으로 요청서를 다량 작성하는 이용자의 수가 많다고 보기 어렵고, 내부 데이터상으로도 많지 않다”며 “특정 사용자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요청서를 작성하는 경우 모니터링하고 자동 퇴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불량 요청자에게 견적서를 보낸 고수에게는 소모된 크레딧을 돌려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 고수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편했다. 11월부터 월 정기결제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요청서에 견적서를 보냈으나 상대편에서 응답이 없는 경우에도 해당 크레딧을 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객의 불만도 나온다. 재능 판매자인 ‘고수’ 등록 시 실명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자세히 기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거래 후 분쟁이 발생해도 ‘숨고’ 측의 적극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고수가 보내온 견적서를 통해 요청자 스스로 판단해야 하므로 검증이 되지 않은 전문가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숨고 측은 “제공하는 서비스의 분야가 다각화되고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분쟁 건수가 늘기는 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선택적으로 고수들의 실명 인증을 받고, 견적서 발송 시 요청자가 실명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에 대한 우려에는 “숨고에서 임의로 필터링하기 시작하면 고수들이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신의 실력으로 요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검증만을 진행한다”며 “현재 요청자 및 고수 양측에 거래 성사 전 표준계약서 양식을 제공하고 작성을 권고하는 등 조치하고 있다. 향후 양쪽이 더욱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에스크로 서비스 및 보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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